전세계적으로 액화천연가스(LNG·Liquefied Natural Gas)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 2022년 이후 감소세를 보였던 LNG 운반선 발주량도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에서는 특히 미국의 LNG선 발주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 조선사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 시각) 수하일 모하메드 알 마즈루이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인프라부 장관은 "천연가스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수요가 생산 프로젝트의 투자 규모를 훨씬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200번째 LNG운반선 레브레사(LEBRETHAH)호. /한화오션 제공

지난 6월 UAE의 국영 석유 기업인 아부다비 석유공사(ADNOC)는 오는 2035년까지 연간 LNG 관련 사업 규모를 2000만~2500만t(톤) 규모로 확대하고, 향후 10년 간 대미(對美) 에너지 투자액도 700억달러(약 103조원)에서 4400억달러(약 648조원)로 늘린다고 밝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천연가스 수요 증가로 해외 선주들의 LNG선 발주 문의가 많이 늘었다"면서 "업황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내년 LNG선 발주 전망치는 115척에 달한다. 이는 카타르에서 대규모 LNG선 교체 수요가 발생했던 2022년 181척을 기록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해에는 93척, 재작년에는 68척에 그쳤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HD현대 제공

LNG선 수요가 늘어나는 곳은 UAE 등 중동 뿐이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도로 LNG 수출을 확대하려는 미국에 이어 유럽과 아프리카 등에서도 LNG선에 대한 발주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게오르기오스 플레브라키스 한화오션(042660) 유럽 법인장은 최근 튀르키예에서 열린 월드 LNG 서밋 & 어워즈(World LNG Summit & Awards)에서 "유럽에서 LNG선 발주 문의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LNG 운반선 시장이 살아날 경우 가장 큰 수혜는 한국 조선사가 입을 것으로 보인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 건조가 가능한 국가는 한국과 중국 정도인데, 대량 발주가 예상되는 미국이 중국보다는 한국 조선사에 맡길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새로 계약된 174k급 LNG 운반선 18척 중 한국 조선사가 수주한 물량은 16척이었다. 나머지 두 건도 한국 조선사가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예정이다. 중국은 한 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이 48척, 중국이 28척을 수주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삼성중공업 제공

국내 조선업체들도 LNG선 수주를 늘리는데 최근 공을 들이고 있다. 한화오션은 노르웨이 선사 크누센과 17만4000㎥급 LNG 운반선 수주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선박 인도 예정 시기는 2028년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LNG선 부문이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며 "2027년까지는 슬롯(선박 건조 공간)이 꽉 찬 상태라 내년 발주 물량은 2028년이나 2029년부터 건조와 인도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