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호주 조선·방위산업체인 오스탈(Austal)의 1대 주주에 오른다.
12일 외신 등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이날 한화그룹의 오스탈 지분 인수를 승인했다.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이날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한화의 지분 확대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3월 장외거래를 통해 오스탈 지분 9.9%를 인수했고, 이어 19.9%까지 지분을 확대하기 위해 호주와 미국 정부에 승인을 신청한 바 있다.
미국 정부가 승인한 건 지난 6월이다. 또 이날 호주 정부의 승인도 이뤄졌다. 이에 한화그룹이 추가 지분을 인수를 끝내면 타타랑벤처스(상반기 말 기준 19.28%)를 제치고 오스탈의 최대 주주가 되는 것이다. 다만 호주 정부가 한화그룹의 지분이 19.9%를 초과할 수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한화그룹의 추가 지분 확대 등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화그룹도 이번 지분 추가 인수가 오스탈과의 전략적 협력을 위한 것이며, 완전 인수 의사나 지분 확대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오스탈은 미 앨라배마주 모빌,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조선소 두 곳에서 수상함과 군수지원함, 연안전투함 등을 만들고 있다. 미국 내 소형 수상함과 군수지원함 시장 점유율은 40∼60%로 1위이며, 본사는 호주에 있다. 호주·미국·영국이 안보 동맹 오커스(AUKUS)를 통해 핵잠수함 건조 등을 추진하는 것도 한화가 오스탈을 손에 넣으려는 이유로 꼽힌다.
이번 승인을 토대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해하게) 프로젝트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은 이번 승인을 계기로 한화오션(042660)의 조선 사업 역량과 오스탈의 미국 사업 기반을 토대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의 필리조선소만으로는 전투함 등 군함 신규 건조에 한계가 있었는데, 오스탈 덕에 한계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이번 승인을 통해 한화와 오스탈이 글로벌 방산 함정 건조 사업 분야에서 전략적으로 협력할 기회가 열렸다"며 "승인에 부과된 조건 또한 존중하며 한화는 이를 철저히 준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우리는 이번 투자가 가져올 이점에 대해 항상 확신해 왔으며 회사와 이해관계자 모두의 이익을 위해 한화의 역량과 인사이트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향후 오스탈과의 전략적 방향에 대해 생산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