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과 미국 포드가 미국에서 진행 중이던 합작 관계를 종료한다. 두 회사는 지난 2022년 각각 지분 50%를 투자해 미국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BlueOval SK)'을 세웠다. 블루오벌SK는 켄터키주에 2개, 테네시주에 1개 등 총 3개의 공장을 운영 또는 짓고 있었으나, 두 회사는 지분 관계를 정리하고 공장을 각각 운영하기로 했다. SK온 입장에선 미국 내 단독 공장 또 하나를 확보하게 된 것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대신 수요가 커지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양산 능력 확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SK온은 포드와 블루오벌SK의 생산 공장을 독립적으로 소유·운영하기로 합의했다고 1일 발표했다. 앞으로 SK온은 테네시주 공장 한 곳을 단독 운영한다. 포드는 자회사를 통해 켄터키주 1·2공장을 단독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포드는 켄터키주 1·2공장 관련 자산·부채·계약 일체를 가져간다. SK온은 반대로 테네시주 공장 관련 자산·부채·계약 일체를 가져온다. 켄터키주 1공장은 지난 8월부터 가동 중이며 켄터키 2공장은 아직 운영 전이다. 테네시주 공장은 현재 건설 중이다. SK온은 켄터키주 1공장을 운영하면서 들어갔던 감가상각비, 이자 비용 등을 덜면서 부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SK온 부채는 최소 5조원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무엇보다 SK온이 ESS 대응력이 향상될 전망이다. 미국 내 인공지능(AI) 확대와 데이터센터 건설로 ESS 수요는 폭발하고 있다. SK온은 지난 9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과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서 운영 중이던 단독 1공장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해 2026년부터 LFP 배터리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여기다 테네시주 공장을 확보하면서 해당 공장을 ESS용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생겼다.
SK온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운영 효율 제고를 위한 자산과 생산 규모의 전략적 재편"이라며 "45기가와트(GWh) 규모의 테네시 공장에서 포드 등 다양한 고객사 전기차용 배터리와 ESS 배터리 공급을 추진해 북미 시장에서 수익성 중심의 내실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 말했다.
다만 SK온은 포드와의 합작 관계 종료 이후에도 테네시 공장을 중심으로 포드와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SK온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생산성 향상, 운영의 유연성과 대응 속도를 높여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테네시 공장은 포드의 전동화 차량 및 부품 단지인 '블루오벌 시티(BlueOval City)' 내에 위치해 배터리 적시 공급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관계 당국의 승인 및 기타 후속 절차가 완료되면, 2026년 1분기말 마무리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