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한국과 일본이 유럽연합(EU) 수준의 긴밀한 연대로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 저출산·고령화 등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8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한국과 일본은 안팎으로 공통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밖으로는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과 첨단기술 경쟁에 대응해야 하고, 안으로는 저출산·고령화, 지역소멸 등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도 산적해 있는 상황"이라며 "두 나라가 단순한 협력을 넘어 이제는 연대와 공조를 통해 미래를 함께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양국 협력에 대한 구체적 방안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일 양국이 공동으로 에너지를 구매하거나, 저출산·고령화 대응을 위해 의료 시스템을 공유함으로써 경제적·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EU의 '솅겐 조약' 처럼 여권 없는 왕래를 통해 관광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최근 한국과 일본이 통합 수준의 강력한 연대에 나서야 한다고 여러 차례 주장해 왔다. 그는 지난 9월 22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서도 "한국과 일본이 EU와 같은 완전한 경제통합 연대에 성공하면 미국, EU, 중국에 이어 세계 4위 경제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협력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모으고 실험해보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