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의 내년 예산이 공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9000억원을 돌파했다.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해 수출 시장·품목 다변화를 지원하고, 공급망 안정화 등 경제 안보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코트라는 2026년 전체 예산이 9152억원으로 올해 전체 예산(추경 포함)보다 11.0% 증액됐다고 7일 밝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전경./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제공

먼저 수출액 1000만달러 이상 중추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신설된 'K-수출스타 500' 사업에 402억원을 편성했다. AI·방산 등 유망 산업 기업 100개사를 매년 뽑아 해외 마케팅·인증·연구개발(R&D) 서비스 등을 집중 지원해 향후 5년간 500개 이상의 수출 중추 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한류 하이웨이'를 통한 K-소비재 진출 확대를 위한 유통기업 해외 진출 지원 사업에도 492억원을 배정했다. 이를 통해 한류 선호도가 높은 시장에 K-식품, K-뷰티 등 소비재 수출을 적극 지원한다.

수출 시장 다변화를 위해선 코스타리카, 키르기스스탄 등 지역에 해외 무역관을 신설하고 420억원을 확보해 해외 전시회·무역 사절단을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 집중한다. 현지 인프라 구축과 마케팅 지원으로 우리 기업의 글로벌 사우스 진출에 앞장설 예정이다.

경제 안보 강화를 위해선 424억원 규모의 '긴급 지원 바우처'를 지원하기로 했다. 관세 피해 분석 및 대체 시장 발굴 등 수출 기업의 대응 역량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예산은 올해 45억원에서 내년 350억원으로 667% 확대됐다. 특히 '고위험 경제 안보 품목 국내 생산 촉진 사업' 등 신규 산업에 291억원을 편성해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품목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생산 기반을 강화한다.

이 외에도 코트라는 AI 시대를 맞아 국가대표 AI 전시회 개최(20억원), 'AI 수출 비서' 개발(39억원) 등 사업에도 예산을 편성했다.

강경성 코트라 사장은 "소중한 예산이 수출 기업의 실질적 성과로 이어져 내년에도 수출 성장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특히 수출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여 수출 5강 시대를 앞당기고 경제 안보를 튼튼히 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