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당초 이달로 예정했던 마일리지 통합 안내를 내년 1월로 연기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9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결합에 따른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제출해 최종 승인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1월로 예정했던 마일리지 통합 안내 사이트 개설을 내년 1월로 연기했다. 사이트 개설을 통해 최종 승인된 마일리지 통합안을 공지하고, 전환 및 사용 방식 등을 고객에게 안내하려 했으나 공정위의 승인이 나지 않으면서 미룬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 9월 25일 대한항공으로부터 마일리지 통합 수정안을 제출받아 전원회의 심의를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같은 달 30일부터 2주간 항공 소비자와 이해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대국민 의견 청취를 진행했다.
현재는 대국민 의견 청취를 통해 수집된 의견에 대해 피심의인인 대한항공의 설명을 듣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발급돼 있는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카드의 적립 비율을 그대로 유지해달라는 여신금융협회의 의견 등에 대해 대한항공의 입장을 듣고 있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의 의견은 대한항공 마일리지 카드의 적립 비율은 통상 결제액 1500원당 1마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카드는 1000원당 1마일리지인데, 통합 이후에도 카드 유효 기간이 남아있을 경우 해당 비율을 유지해달라는 것이다.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통합안에 따르면 탑승 마일리지의 전환 비율은 1대 1이나, 신용카드 등 제휴 마일리지의 전환 비율은 1대 0.82다. 합병일 이후에는 아시아나항공 법인이 소멸할 예정이므로 제휴사 마일리지도 대한항공 마일리지만 적립되기에 적립 비중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카드 회사들이 적립 비중을 변경하려면 고객과의 계약 내용을 바꿔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항공사 마일리지 제휴 카드의 적립 비중은 카드사가 주도적으로 항공사와 협의를 거쳐 결정하는데, 이번 적립 비율 문제는 대한항공의 합병으로 발생한 문제인 만큼 부담을 나눠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항공사 마일리지 제휴 카드는 카드사의 마케팅 수단인 만큼 적립 비중은 카드사에서 부담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더욱이 마일리지 통합안에 따라 마일리지 교환을 가능하게 했고, 복합결제 방식을 도입해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사용 편의성도 높이면서 고객의 마일리지 사용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카드의 적립 비율을 유지하지 않더라도 고객들의 마일리지 사용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여신금융협회의 의견을 비롯한 다양한 의견에 대해 대한항공의 입장을 듣고 있지만, 마무리 단계에 있는 만큼 이르면 연내 최종 승인 관련 결정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공정위 관계자는 "특이 사안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전원회의 일정이 조만간 잡힐 것"이라고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마일리지 통합 방안에 대해 수정이나 보완 요구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공정위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