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LNG해운 재인수를 검토하던 HMM(011200)이 액화천연가스(LNG·Liquefied Natural Gas) 운송 사업 재진출을 일단 보류했다. 현대LNG해운은 HMM이 현대상선 시절 분할해 매각한 LNG 사업 부문이 전신이다.
HMM은 매각 당시 겸업 금지 조항에 합의하며 2029년까지 이 분야 사업에 진출하지 않기로 했다. 이후 HMM은 2023년 현대LNG해운을 인수전에 참여하며 사업 재진출을 노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인수전 참여를 포기하면서 당분간 LNG 운송 사업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 전망이 밝지 않다고 판단한 결과다.
2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IMM프라이빗에쿼티와 IMM인베스트먼트는 이날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그룹 계열회사인 프론티어리소스와 현대LNG해운 지분 100%를 매각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매각가는 지분 금액 기준 약 4000억원으로 알려졌다.
IMM은 2014년 4000억원을 들여 현대LNG해운을 인수한 지 약 11년 만에 원금 수준의 투자금을 회수하게 됐다. IMM은 2023년에도 현대LNG해운의 공개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5000억원을 원했는데 입찰자들이 이에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하며 무산된 바 있다.
HMM은 2023년 당시 현대LNG해운의 매각가격을 4600억원 수준으로 논의했다. 당시 회사의 가치가 2000억원, HMM이 얻을 수 있는 경업금지 조항 회피 등의 미래가치가 26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번에 확정된 현대LNG해운의 매각가는 이보다 낮은 상황이다. IMM이 현대LNG해운을 국내에 매각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만큼, HMM이 의지만 있었다면 현대LNG해운을 다시 인수해 LNG 사업에 조기 복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해운업계에서는 HMM이 LNG 해상 운송 시황 전망을 좋게 보지 않은 것을 이유로 꼽고 있다. 4000억원을 들여 LNG 사업 재진출을 서두를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LNG 운송 시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LNG 개발 등으로 호재가 있으나, 공급 과잉이라는 구조적 문제로 운임이 하락하고 있고, 이것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는 상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구형 선형인 14만5000입방미터(CuM)급 LNG 운반선의 올해 3분기 평균 스폿운임(시황에 따른 단기 운임)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3% 낮은 일당 5769달러를 기록했다.
최신 선형인 17만4000CuM급 LNG 운반선의 스폿운임도 같은 기간 54% 낮은 3만3827달러를 기록했다. 최신 선형의 스폿운임은 지난달 초 손익분기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만150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운임 하락은 지난 수년 간 발주된 LNG 운반선이 하나씩 인도되며 선복량이 지나치게 많아졌기 때문이다. 오는 2027년까지 LNG 운반선은 매년 1400만CuM 이상의 물량이 인도된다. 지난해 전 세계 LNG 운반선 선복량 1억2000만CuM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공급이 매년 추가되는 셈이다. 2028년 인도 예정량도 900만CuM에 이른다.
이 때문에 LNG 신규생산 물량이 크게 늘더라도 시황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위원은 "LNG 운송 수요는 늘겠지만 그보다 더 많은 신조선 인도가 예정돼있고 노후선 폐선도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국적선사가 외국에 매각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나, 다른 국적선사들이 이를 무리해서 살 이유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HMM 관계자는 "현대LNG해운의 공개 매각에 참여했다가 결렬된 이후로는 별다른 진행 사항이 없었다"면서 "매각가를 포함해 다른 여러 가지를 고려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