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이 오너 3세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오너 4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을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번 인사로 기존 허태수 GS그룹 회장, 홍순기 ㈜GS 부회장 체제에서 허 회장과 부회장 3인 체제를 꾸리게 됐다.

GS그룹은 26일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38명에 대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GS그룹은 이날 부회장 승진 2명, 대표이사 선임 9명(승진 3명 포함), 사장 승진 2명, 부사장 승진 4명 등 총 38명에 대한 임원 인사를 내정 발표했다.

허용수(왼쪽) GS에너지 대표이사 부회장과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부회장/GS그룹 제공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부회장 2인 승진이다. 지난해 임원 인사에서 허연수 당시 GS리테일 대표이사(부회장)가 용퇴하면서 총수 일가 '허씨' 부회장은 모두 일선에서 물러났는데 이번 인사로 다시 복귀하게 됐다.

GS그룹 허씨 총수 일가의 3세인 허용수 신임 부회장은 고(故) 허만정 창업주의 5남인 고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GS에너지 에너지·자원사업본부장, GS EPS 대표이사를 거쳐 2019년부터 GS에너지 대표이사로 있다. 위드인천에너지 인수, GS차지비 출범 등 성장 축 확립에 힘써왔다.

허세홍 부회장은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허씨 일가 4세 세대에서 맏형 격이다. GS칼텍스 싱가포르법인장, 석유화학·윤활유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2019년부터 GS칼텍스 대표이사로서 정유·석유화학 사업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추진했다.

GS그룹은 이번 부회장 승진 인사에 대해 "에너지 산업 전반의 구조 개편이 임박한 데다 글로벌 정유·석유화학 사업의 어려움을 동시에 극복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점에서 평범한 리더십을 넘어 보다 강력한 책임을 부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에는 70년대생이 대거 내정됐다. GS글로벌의 신임 대표에는 GS E&R의 김성원 대표이사 부사장(1970년생)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이동했다.

GS글로벌의 기획·신사업본부장 허철홍 부사장(1979년생)은 GS엔텍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허철홍 부사장은 허창수 명예회장의 동생이자 허태수 현 회장의 형인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의 장남이다.

허진수 GS칼텍스 고문의 아들 허진홍 GS건설 상무는 부사장으로, 허명수 GS건설 고문의 아들 허태홍 GS퓨처스 상무는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GS동해전력의 황병소 대표이사 전무(1969년생)는 부사장으로 승진 후 GS E&R 대표이사를 맡는다. 파르나스 호텔 등을 거느리는 중간 지주사 GS P&L에는 박민수 대표(1970년생), GS건설 산하 자이C&A에는 김욱수 대표(1969년생)가 내정됐다.

모회사 핵심 인력들의 자회사 배치도 눈에 띈다. GS에너지 은종원 상무가 GS에너지 산하 보령LNG터미널로 이동했고, GS리테일 장준수 상무가 GS리테일 자회사인 GS네트웍스로 옮겼다. GS글로벌 허철홍 부사장과 이승엽 상무는 각각 GS엔텍 대표이사와 영업본부장으로 이동했다.

사업 전반의 경험을 쌓은 전문 인재들이 중용된 점도 특징이다. GS칼텍스의 김성민 사장 승진자는 정유·석유화학의 생산, 운영, 안전관리 등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GS건설 김완수 부사장 승진자는 약 20년간 건축 주택사업 분야에서 공정, 원가관리 등 핵심역량을 쌓은 현장 전문가다.

허태수 회장은 "거대한 사업 환경 변화 앞에서 관행에 기대면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며 "사업 혁신을 지속하고 과감한 도전 과제를 실행할 책임을 부여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