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항공사 출범을 1년 앞둔 대한항공에서 비행기 객실 라인팀 조직개편을 앞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팀장 수를 줄이며 자리를 내려놓는 사람이 다수 생길 예정인데, 이들이 비행스케줄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강등 사실을 미리 알게 됐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사전에 공지한 다음 정상적인 평가 절차를 거쳐 진행하는 조직개편인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6일 객실본부 보직변경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 1월자로 객실본부 라인팀장 680명 중 140명을 부팀장으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라인팀은 비행기 객실에서 스케줄 근무를 하는 객실 승무원들을 말한다. 이들은 항공기의 출발·도착 시점에 맞춰 교대 근무를 한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당시 라인팀의 규모를 축소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각국의 입국금지, 격리조치 등으로 항공 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운항 노선을 대거 축소한데다 운항하는 노선에도 탑승객이 줄었기 때문이다.
라인에 배치되는 팀원의 수를 줄이다 보니 라인팀의 수는 늘게 됐고, 팀장 수도 늘었다. 대신 부팀장 직제는 없어졌다. 당시 조직개편의 결과로 현재 라인팀은 팀장 1명에 팀원 6명~15명 정도로 운영된다.
대한항공은 내년부터 라인팀을 다시 팀장·부팀장 체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해석한다. 통합 항공사 라인팀의 팀장과 부팀장에 대한항공 출신과 아시아나항공 출신을 1명씩 배치해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이번 직제개편이 합병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긋는 중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 사전에 공지했고, 평가 절차도 거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라인팀 개편은 현장에서 요청한 사항이 반영된 것으로, 사전에 설명회·간담회 등을 통해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인사 조치를 위해 올해 1~10월 근무를 기준으로 자력평가를 할 것을 직원들에게 요청했다고 한다. 영어점수, 방송점수 등을 포함한 자력평가를 인사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팀장급 승무원 중 임금피크제에 들어간 직원 등 일부가 자력평가를 제출하지 않았고, 이들 대부분은 부팀장으로 배치를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 중 일부는 반발하고 있다. 정식 인사발령 통보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인사 내용이 알려진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당사자들은 사내 스케줄 확인 시스템(크루넷·Crewnet)의 '직급 코드'가 바뀐 것을 보고 인사 내용을 사전에 알게 됐다고 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사전 코드 유출 상황을 파악한 즉시 시스템 조치를 완료했다"면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