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체들이 연일 대형 선박 계약을 따내며 수주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HD현대(267250)한화오션(042660)이 24일 하루에 수주한 금액만 2조8800억원에 달한다.

HD현대중공업의 1만3000TEU급 컨테이너 운반선. /HD현대 제공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009540)과 한화오션은 이날 각각 2조1300억원 규모의 1만34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규모)급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8척과 7577억원 규모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Very Large Crude Carrier)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상대는 각각 해운기업 HMM(011200)과 아프리카 지역 선주다.

HD현대가 수주한 선박은 길이 337m, 너비 51m, 높이 27.9m 규모로 액화천연가스(LNG·Liquefied Natural Gas) 이중연료 추진 엔진과 약 50% 커진 대형 연료탱크를 탑재해 운항 효율을 높였다. HD현대중공업(329180)과 HD현대삼호에서 각각 2척, 6척씩 건조해 2029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인도한다.

HD현대는 이번 계약을 포함해 올해 총 72만TEU 규모(69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며 국내 조선업체 중 가장 많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 호황기로 물동량이 정점을 찍었던 2007년 79만3473TEU 규모의 실적 이후 최대 수치다.

한화오션의 이중 연료 추진 초대형원유운반선.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은 올해 VLCC 17척, 컨테이너선 13척, LNG운반선 6척, 쇄빙연구선 1척 등 약 69억7000만달러(약 10조2700억원) 상당의 수주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총 수주 실적은 41척으로 약 89억8000만달러(13조2329억원) 규모다. 최근 VLCC 운임이 반등하고 있고 노후 선대 교체 수요도 확대되고 있어 VLCC 시황은 긍정적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조선 부문 올해 수주 목표를 달성했다. 24일 기준 올해 총 38척, 61억달러(약 8조9800억원) 규모를 수주하며 목표 58억달러(약 8조5400억원) 대비 105%의 달성률을 기록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앞으로도 친환경·고효율 선박 중심의 기술 경쟁력으로 조선·해운 산업의 탈탄소화를 선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