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2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비(非)가격 평가 기준 중 '화재 및 설비 안전성' 배점을 기존보다 3점 높였다. 비가격 평가 기준 중 점수가 높아진 산업·경제 기여도, 계통연계보다 배점 상향 폭이 크다. 국가정보관리원 화재 이후 ESS 배터리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전날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관련 1차 사업자 설명회를 개최했다. 전력거래소는 이 자리에서 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때와 달라진 배점표를 공개했다.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은 가격과 비가격 부문을 평가해 총점이 높은 사업자에게 사업권을 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 때는 가격 평가와 비가격 평가 비중이 각각 60%, 40%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격 평가와 비가격 평가 비중을 50%씩 동일하게 조정했다.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비가격 평가 배점표. / 전력거래소

가격 평가와 비가격 평가 비중이 달라진 것은 가격 비중이 너무 크다는 업계 지적을 수용한 결과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1차 사업 결과와 업계 요구를 조정해 가격 평가와 비가격 평가 비중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비가격 평가 기준 중 화재 및 설비 안전성은 기존(22점)보다 3점 높은 25점이 배정됐다. 화재 및 설비 안전성을 평가할 때는 화재 예방 계획이 적절한지, 화재 조치 계획은 적절한지, 화재에 취약하지는 않은지를 살펴본다.

이 외에 비가격 평가 기준 중 계통연계, 산업·경제 기여도는 기존 24점에서 25점으로 각각 1점씩 상향 조정됐다. 반대로 기술 능력, 주민 수용성 및 사업 준비도는 제1차 중앙계약시장 입찰 때보다 2점씩 낮아진 14점, 8점이 배정됐다. 사업 신뢰도 역시 1점 낮아져 3점만 배정됐다.

복수의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국정자원 화재 이후 화재 관련 배점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해 왔다"며 "사업자들이 화재에 상대적으로 강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한다고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은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8년까지 23기가와트(GW) 규모의 ESS를 전국에 공급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은 2026년에 필요한 540메가와트(MW) 규모의 ESS를 대상으로 입찰이 완료됐다. 제2차 ESS 중앙계약입찰은 2027년에 필요한 540MW 규모의 ESS를 대상으로 한다. 이달 말 입찰이 시작되고 우선협상대상자는 2026년 2월에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