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16일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국내 투자 계획에 대해 "600조원 규모의 투자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개최된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 합동 회의'에서 "교역 환경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국내 기업들도 실질적인 경제 성장의 과실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을 계속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최 회장은 "대통령님의 신중하고 결단력 있는 리더십으로 완전히 협상을 잘 이끌어 주신 데 대해서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어 "치밀한 준비로 임했던 협상팀에도 깊은 감사 말씀 드린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준비를 계속하고 있었는데, 관세 협상 문제가 같이 겹쳐서 잘될까를 정말 조마조마했었다. 협상이 잘돼서 APEC 성공으로도 다 같이 이어진 것 같다"고 거듭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기업 총수들에게 국내 투자와 지방 산업 활성화를 당부했다. 최 회장은 "SK그룹도 국내 투자와 고용을 좀 적극적으로 진행할 생각"이라며 "원래 저희는 2028년까지 128조원의 국내 투자를 계획했었다. 하지만 반도체 메모리 수요 증가와 공정 첨단화 등으로 투자비가 계속 증가한다. 만지면 만질수록 계속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산컨대 저희 용인 팹(fab·실리콘웨이퍼 제조 공장)만으로도 한 600조원 정도의 투자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단지 시기가 얼마나 빨리 당겨질 수 있느냐는 수요와 관련된 상황이기 때문에 어쨌든 투자할 수 있는 범위는 상당히 크다. 수요와 얘기를 잘 맞춰서 저희가 현명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고용 계획과 관련해 "고용 또한 매년 저희는 8000명 이상을 꾸준히 유지해 왔다. 반도체 공장 팹 하나씩을 일부 오픈할 때마다 저희가 한 2000명 이상씩 계속 추가로 고용이 늘고 있다. 이 팹을 짓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면, 최소 매년 1만4000명에서 2만명 사이까지의 고용 효과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앞으로 국내 첨단 산업 생태계 활성화 계획과 관련해선 "SK하이닉스(000660)의 경우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과 양산 타당성을 검증하는 어드밴스 테스트베드인 '트리니티 팹'(Trinity Fab)을 정부와 함께 8600억원을 투자해 지금 구축 중에 있다. 많은 중소기업, 반도체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에 있는 많은 기업들이 테스트를 통해 상당히 빠른 속도로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되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최 회장은 "글로벌 인공지능(AI) 허브 국가로 위상 확보를 위해 저희가 제조 AI 부분에 힘을 기울이겠다. 엔비디아와 AI 팩토리 협력을 하고 있다. AWS(아마존웹서비스)와 지멘스(독일 기술 기업)와 협력을 통해 국내에 산자부가 계획하고 있는 AI 자율 제조 계획에 보탬이 될 수 있게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지방 균형 발전과 관련해선 "저희도 좀 더 빠른 속도로 AI 데이터센터를 만들도록 하겠다. AWS가 영남권에, 오픈AI가 서남권에 각각 (데이터센터 건립을) 진행 중이다. 다른 기업들과도 계속 논의를 통해 더 빠른 속도로 AI 데이터센터와 인프라를 지을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