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가 한국산 아연도금강판에 고율의 최종 덤핑방지관세(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말레이시아와 자유무역협정(FTA·Free Trade Agreement)을 체결해 무관세 적용 수혜를 기대하던 철강업계에서는 아쉬운 상황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 아연도금된 강판을 크레인이 옮기고 있다. /동국제강

11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이달 초부터 2030년 10월까지 한국산 아연도금강판에 최대 31.47%의 반덤핑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말레이시아는 중국·베트남의 아연도금강판에도 각각 26.8%, 57.9%의 반덤핑 관세율을 적용한다.

아연도금강판은 쉽게 녹슬지 않고 색을 입히기 쉬운 성질을 갖는다. 이 때문에 건축 자재, 가전제품, 자동차 등에 다양하게 활용된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업체가 생산하나, 건설 경기 부진 등으로 수요가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간 174만톤(t)으로 국내선 가장 많은 아연도금강판 생산 능력을 가진 포스코스틸리온(058430)의 올해 3분기 누적 도금강판 판매량은 34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다. 해당 업체의 도금강판 매출은 전체의 43%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이 회사의 매출액은 9% 감소한 8439억원, 영업이익은 42% 줄어든 223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스틸리온은 "내수 수요 산업 회복 지연으로 판매가 준 영향"이라면서 "수출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말레이시아의 한국산 아연도금강판 수입량은 증가해왔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3년 9만2667톤(t)을 기록한 말레이시아로의 아연도금강판 수출량은 지난해 10만6789t으로 15.2% 증가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기준 한국산 아연도금강판 수입량이 11번째로 많은 국가로 전체 국내 수출량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더해 말레이시아와의 FTA가 최근 체결되며 아연도금강판에 적용되던 관세율이 기존 5%에서 무관세로 바뀌게 되면서 철강 업계에서는 시장 확대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가 반덤핑 관세 부과를 확정하면서 아연도금강판 수출량도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레이시아가 예비 판정을 내린 이후 지난달까지 아연도금강판 수출량은 2만9664t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줄었다.

한 철강 업계 관계자는 "덤핑 조사에서 최종 관세가 확정되면서 시장 확대에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가 됐다"면서도 "중국·베트남 등에도 반덤핑 관세 부과가 결정된 만큼 피해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