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과의 이혼이 확정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서울 워커힐호텔 에메랄드 빌라에 9년간 거주하면서 20억원에 가까운 임차료를 체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 관장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이사 사실을 밝혔다.
워커힐 호텔을 운영하는 SK네트웍스(001740) 측은 밀린 임차료를 지급하거나 계약서 작성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지난해부터 노 관장에게 여러 차례 보냈다. 노 관장은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가 숙박료를 받지 않으면 경영진이 배임죄에 해당될 수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노 관장은 전날 "37년 전 시집온 집에서 떠나게 됐다"며 집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현재 노 관장이 살고 있는 곳은 워커힐호텔 내 위치한 에메랄드 빌라인데, 이곳을 떠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노 관장은 '37년 전 시집온 집'이라고 했지만, 노 관장이 이 빌라에 입주한 것은 2016년부터로 약 9년간 거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관장은 최 회장과 결혼한 후 서울 논현동, 압구정동, 평창동 등으로 옮겨 다니며 살았다.
노 관장은 현재 서울 한남동에 대지 430㎡(약 130평) 규모의 단독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유명 웨딩 스튜디오가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데, 인근 시세를 보면 월세가 2000만원 수준이다.
워커힐호텔은 VIP의 장기 숙박을 위해 ▲펄 ▲제이드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의 이름이 붙은 초호화 빌라 10여 채를 운영한다. 노 관장이 거주하는 에메랄드 빌라는 면적이 1505㎡(약 455평)로 가장 크다. 월 숙박료는 7000만원으로, 하루 230만원 수준이다. 빌라는 통상 연(年) 단위로 계약한다.
노 관장은 10년 정도 에메랄드빌라에 머물면서 20억원 가까운 숙박비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주 기간을 감안하면 숙박비 체납액이 100억원에 가깝지만, 상당 부분을 최 회장이 사비로 보전해 준 것으로 전해진다. 워커힐 측은 VIP 고객을 대상으로 강제 퇴거 조치에 나설 경우 평판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에 법적 조치를 못 하고 있다.
에메랄드 빌라는 복층 통창 구조로 앞으로는 한강, 뒤로는 숲이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건물에서는 빌라가 보이지 않고, 모든 출입구에는 전문 경비 요원이 24시간 상주한다. 매일 수시로 턴다운 서비스(turndown service·오후나 저녁에 객실 정리와 비품을 교체하는 것)가 제공되며, 조경을 담당하는 정원사도 있다.
노 관장이 운영하는 아트센터 나비는 SK서린빌딩 4층을 5년간 무단으로 사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2000년 12월 서린빌딩 4층에 입주했다. 이후 서린빌딩을 관리 중인 SK이노베이션(096770)은 2019년 9월 임대차 계약 종료를 이유로 아트센터 나비에 퇴거를 요청했다.
하지만 아트센터 나비는 나가지 않았고, 결국 2024년 6월 소송을 통해 퇴거가 확정됐다. 현재 아트센터 나비는 법인이 보유한 서촌 건물에 새 사무실을 꾸렸다.
아트센터 나비는 '타작마당'이라는 이름으로 SK텔레콤(017670) 소유인 서울 장충동 SK텔레콤 연구소(SKT UX·HCI LAB) 공간을 점유했다. 해당 건물은 시가 100억원으로 알려졌다. 노 관장은 이 장소를 10년 이상 사용하면서 계약서를 쓰거나 임대료를 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달 16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 중 노 관장의 재산 분할 청구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의 갈등이 불거진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이혼이 확정됐다. 재산 분할 부분은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 다시 재판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