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이 전력 인프라(기반 시설) 개선에 나서면서 한국 기업에 기회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7일 '아프리카를 여는 문, 남아공 수출 유망 품목과 진출 방향'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남아공 수출 유망 종목으로 ▲철강 ▲자동차 부품 ▲에너지 산업(이차전지) ▲첨단 신소재(특수 수지)를 꼽았다. 연간 300일 이상 전력난에 시달리는 남아공이 전력망 안정화를 국가 과제로 추진하고 있어 전력 기기 업체들의 진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남아공 정부는 국가 전력 자원 통합 계획(Integrated Resource Plan)을 시행하면서 과거 국영 전력 기업 에스콤(Eskom)이 독점하던 송전망에 대한 접근 권한을 민간에 허용해 민간 발전 투자를 촉진하려고 한다. 대규모 친환경 에너지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시장 전략 컨설팅 및 조사 전문 기업인 블루위브 컨설팅(BlueWeave Consulting)에 따르면 남아프리카의 전력 및 배전 변압기 시장 규모는 2023년 9억6000만달러(약 1조3800억원)에서 2030년 16억5900만달러(약 2조40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효성중공업(298040)은 2017년 남아공에 법인을 설립하고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섰다. 2022년에는 남아공 전력청이 발주한 1700억원 규모의 대형 ESS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효성중공업은 2022~2024년에 아프리카 지역 수주액이 5000억원을 넘었다.
대(對)남아공 철강 수출도 조금씩 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남아공 철강 수출 물량은 2024년 월평균 1423톤(t)수준이었으나 올해는 5750t으로 4배 이상으로 늘었다. 옥웅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젊은 인구가 많은 남아공은 자동차 산업이 발전했다. 차와 철강 부품에 기회 요인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남아공 시장이 유망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단전이 반복될 정도로 전력 인프라가 부족하고 저가 물량으로 공세하는 중국 업체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아공의 수입 대상국 중 중국의 비율은 21.5%로 2위 인도(7.2%)의 약 3배다. 우리나라는 0.8%로 32위다.
현지의 흑인 우대 정책 흑인 경제 역량 강화(BBBEE·Broad-Based Black Economic Empowerment)도 우리나라 기업 진출에 걸림돌이 된다. 현지에 기업을 설립할 때 흑인의 지분이 절반은 돼야 한다는 법인데, 중국인들은 흑인으로 인정해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