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설기계 기업이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선방하면서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건설기계 업계는 내년부터 북미·유럽 시장에서 장비 교체 주기가 도래하는 만큼 업황의 영향을 덜받기 위한 체질 개선을 끝내고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7일 건설기계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건설기계(267270)는 올해 3분기에 매출 9547억원, 영업이익 558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30% 상승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는 올해 3분기에 매출 1조1302억원, 영업이익 80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4.2%, 영업이익은 290% 늘었다. 두산밥캣(241560)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9% 늘어난 2조1152억원, 영업이익은 6.3% 증가한 1336억원을 기록했다.
HD현대(267250)그룹 건설기계 계열사들은 북미 시장에서 평균 가격이 높은 중·대형 굴착기 판매를 확대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가 2개 분기 연속 플러스로 전환했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에 코로나19 시기에 대량 판매한 장비들의 교체 주기가 돌아와 내년을 기점으로 북미와 유럽 시장 회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4분기부터는 제품 가격도 올릴 예정이다.
건설기계 기업들은 사업을 다각화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세계적으로 구리나 금·은 등 채굴 수요가 높아지자 광산·광물용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식이다. 채굴 현장에서는 50t(톤) 이상 대형 굴착기를 선호하는데, 대형 장비는 대표적인 고수익 제품이다. HD현대 건설기계 계열사들은 그간 50~125t급 굴착기 제품을 늘리면서 중국과 아프리카 등에 판매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엔진 사업을 확대한다. 대형 굴착기용 엔진 외에도 트럭용 배터리팩과 발전기용 엔진까지 제품을 늘릴 계획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타타대우 모빌리티에 트럭용 배터리팩을 납품할 예정이고,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데이터 센터용 발전기 엔진 납품 계획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군산 공장 증설을 시작했는데, 내년 상반기쯤 가동할 전망이다. 지난해 엔진 부문의 매출은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부품과 유지·보수·정비(MRO·Maintenance, Repair, Overhaul) 부문도 확대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아프리카, 남미, 북미에 HD현대의 제품이 늘어난 만큼 사후 관리 수요도 늘어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