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사업 중심의 SK온과 윤활유 사업 중심의 SK엔무브의 합병이 1일 완료됐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SK온은 재무 구조 개선을 통한 배터리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두 회사는 액침 냉각 기술이 접목된 배터리 팩을 개발하고 고객사를 공유하며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의 합병 법인명은 SK온으로 정해졌으나, SK엔무브는 사내 독립 기업(CIC) 체제로 유지된다.

두 회사는 기술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SK온은 자사의 배터리 팩에 SK엔무브의 액침 냉각 플루이드 기술을 접목해 통합 패키지 설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차전지 제조는 셀→모듈→팩으로 이어지는 단계를 거치는데, SK엔무브의 액침 냉각 기술을 이용하면 모듈 과정을 건너뛴 '셀투팩(CTP)' 기술을 도입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듈이 사라지면 셀을 더 넣을 수 있어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서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안전성은 떨어질 수 있는데, 액침 냉각 기술이 안전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온은 셀투팩을 전기차뿐 아니라 에너지 저장 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 데이터센터, 선박 등 다양한 산업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두 회사는 고객을 공유해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SK온은 현대차(005380)그룹·포드·폭스바겐·벤츠·페라리 등 글로벌 완성차 회사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SK엔무브는 윤활유 시장에서 글로벌 회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재무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앞서 SK온은 지난 7월 SK이노베이션(096770) 기업 가치 제고 전략 설명회에서 SK엔무브와 합병해 2030년까지 2000억원 이상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추가로 창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