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형 조선 업체인 케이조선이 그리스 선주 J.H.I 스팀십(Steamship)과 유조선 신조(새로 만듦)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중형 조선사들은 올해 수주가 급감한 상태다.
3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케이조선은 J.H.I 스팀십과 11만5000DWT(재화중량톤수·Deadweight Tonnage)급 유조선 2척의 신조 계약 체결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선가는 척당 7500만달러로 총 1억5000만달러(약 2146억원) 규모다. 선박은 2027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되며, 같은 규모 유조선 1척을 발주할 수 있는 옵션도 포함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J.H.I스팀십은 일본에서 건조한 선박으로 선대를 꾸려왔다. 조선·해운 전문 매체 트레이드윈즈는 일본 조선사들이 저수익 상업용 조선업에서 철수하고, 해양 에너지 분야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J.H.I스팀십이 발주처를 변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한조선, HJ중공업(097230) 등 다른 중형 조선사도 연이어 수주고를 올렸다. 대한조선(439260)은 지난달 유럽 선주사에서 수에즈맥스급 원유 운반선(탱커) 4척을, 오세아니아 선주사로부터 같은 선종 2척을 수주했다. HJ중공업도 지난달 그리스 선주사로부터 8850TEU(1TEU는 20ft 컨테이너선 1대)급 중형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했다.
조선업계에선 중형 조선사의 수주가 부진해 정부 지원을 통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중형 조선 3사(케이조선·대한조선·HJ중공업)의 수주량은 22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척 늘었으나 2021년 43척(105만CGT)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 현재 중형 조선사들은 약 2년 치 일감만 확보한 상태로 알려졌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수석연구원은 "국내 중형 조선사는 재무·구조적 한계로 친환경, 스마트화 등 시장의 기술적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10년 뒤 소멸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R&D, 인력 양성, 자금 등 과감한 지원 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