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고 말했다. 미국 조선 산업을 재건하기 위해선 한국과 같은 좋은 파트너가 필요하다며 한국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짓고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 예술의 전당 화랑홀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참석해 오후 1시부터 특별 연설을 진행했다. 당초 연설은 정오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행사장에 늦게 도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시 55분쯤 행사장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APEC CEO 서밋 의장을 맡은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만나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연장에 등장하자 참석자들은 박수를 치며 휴대전화를 꺼내 촬영했다.

이날 강연장에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구광모 LG(003550)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267250) 회장, 정용진 신세계(004170)회장,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000660) 사장 등이 참석해 연설을 들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자리는 비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對美) 관세 협상을 총괄하는 김정관 장관을 언급하며 "매우 강경하고 놀라운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김 장관보다) 덜 뛰어난 인재를 원했다"는 농담도 했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수차례 무역 협상을 진행했으나,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방안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곧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 반도체 등 기술 협력에 대해선 '한국이 아주 중요한 파트너'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세계 최초로 반도체 칩을 만들었고 하루에 1척씩 선박을 건조했지만 더 이상은 배를 건조하지 않아 조선 산업이 낙후했다"며 "한국이 조선업에서 뛰어나기에 미국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000880)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에 대해선 "필리조선소가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조선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참석해 서밋 의장인 최태원(오른쪽)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취임 1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경제 성과를 과시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취임 1년 후 미국은 '가장 뜨거운 나라'가 됐다. 어느 때보다 경제, 군사, 국가 간 우정이 막강하다. 황금 시대가 열렸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3.8% 증가했다며 3분기에는 4%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엔비디아와 TSMC가 최첨단 칩을 생산했는데 100% 미국에서 제조했다. 반도체 공장을 대대적으로 미국 전역에 짓고 있고, 국민을 위한 일자리 창출도 이뤄지고 있다"며 "굉장히 많은 공장이 미국에 들어오고 있고 자동차 공장들도 세워지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100억달러(약 14조3000억원)를 투자해서 미국 6~7개 주에 신규 자동차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고 했다.

인공지능(AI) 산업과 전기 에너지 산업에 대해선 "전기 에너지와 AI,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면 매우 위대한 업적이 될 것이다. 대규모 공장을 지을 때 발전소도 같이 지을 수 있도록 빠르게 인허가를 내주겠다"고 말했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미국 증시에 대해 "좋은 소식이 나오면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시대로 돌아가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제롬 파월 의장을 겨냥해 "무능하고 게으른 연준 의장은 두 달 후 떠난다. 연준이 3년 후의 인플레이션이 걱정돼 금리를 올리는 일은 이제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 인사를 물색하겠단 의사를 수차례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룹 총수들을 향해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고 거듭 요구했다. 그는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비즈니스(사업)하기 좋은 곳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가장 과감하게 규제를 없애가고 있다. 관료주의를 걷어내고 야심 찬 아이디어에 대해 '예스'(YES)라고 답하는 행정부를 운영하겠다. 미국은 세율이 합리적이고, 에너지도 풍부해 전 세계에서 제도적 부담이 가장 낮은 곳"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