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수의 소형 모듈 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 기업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SMR 산업이 더 발전하려면 각국 정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개발 중인 SMR 대부분은 설계 단계로 각종 규제와 인허가 절차에 걸려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28일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경남 SMR 국제 콘퍼런스'에선 해외 SMR 기업 7곳의 임원이 모여 '글로벌 SMR 기업의 전략과 비전'을 주제로 각 사의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SMR 산업에 대해 토론했다.

28일 열린 '2025 경남 SMR 국제 콘퍼런스'에서 모하메드 샴스(Mohamed Shams) 테라파워 부문장이 답변하고 있다./이인아 기자

미국에선 뉴스케일파워, 테라파워, 나노뉴클리어에너지 등이 참석했고, 덴마크 솔트포스에너지, 싱가포르 토르콘, 일본 히타치GE버노바, 캐나다 아크 등도 참여했다. 이날 좌담회 진행은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맡았다.

칼 피셔(Carl Fisher) 뉴스케일파워 최고운영책임자(COO·Chief Operating Officer)는 "SMR 발전에 가장 중요한 건 안전성 확보인데, 기후변화 위기가 빠르게 나타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SMR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 발전에 길을 열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케일파워의 SMR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 최초로 표준 설계 인증을 받았다. 미국에서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SMR 설계라는 뜻이다. 현재 루마니아 SMR 단지 건설, 테네시밸리전력청(TVA) 내 SMR 배치 계약 체결 등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칼 피셔(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미국 뉴스케일파워 COO, 토루 이토(Toru Ito) 히타치GE베르노바 부장, 페데르 노보르(Peder Noborg) 솔트포스 COO, 모하메드 샴스(Mohamed Shams) 테라파워 부문장, 제임스 울프 아크(James M.Wolf) 아크 부사장, 플로랑 헤이데트(Florent Heidet) 나노뉴클리어에너지 CTO./이인아 기자

토루 이토(Toru Ito) 히타치GE베르노바 부장은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정책을 고려해 현지에 생산 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히타치GE베르노바는 차세대 SMR인 BWRX-300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에서 원전을 건설한 경험은 없지만, 일본에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토 부장은 "장기적으로 캐나다, 미국 등 북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인데 이 나라들이 자국 산업 보호, 일자리 창출을 위해 SMR 부품 및 건설 현지화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보조금 등 여러 부문을 고려했을 때 현지에 공급망을 구축하는 게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샴스(Mohamed Shams) 테라파워 부문장은 "최근 주력 프로젝트인 나트륨 원자로의 건설 인허가와 관련해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 지난주 NRC에서 환경 영향 평가에 '큰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12월 NRC 추가 조사 후 내년 1분기에 건설 허가 신청에 대한 답변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테라파워는 미국 이외 국가에서도 SMR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미국 유타주에 이어 영국 정부와 부지 관련 미팅을 진행했다. 두산(000150), SK(034730), HD현대(267250) 등 한국 기업과 협업하는 게 많다 보니, 한국에서도 더 많은 부분에서 성과가 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페데르 노보르(Peder Noborg) 솔트포스 COO는 한국에서 SMR 건설 관련 인허가를 받는 걸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보르 COO는 "한국 조선소 중 한 곳과 협업해 SMR 부품을 바로 만들고, 고객사에 배로 보내는 방향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 규제 기관으로부터 허가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울프(James M.Wolf) 아크 부사장은 ARC-100 소듐냉각고속로(SFR)와 관련해 미국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사례를 설명했다. 아크 부사장은 "개발사는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이 필요한데, 공급망이 불확실했다. 미국 정부가 첨단 원자로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면서 12개월 동안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받게 됐다"고 했다.

플로랑 헤이데트(Florent Heidet) 나노뉴클리어에너지 최고기술책임자(CTO·Chief Technical Officer)는 "6개월 이내에 NRC에서 SMR 인허가 관련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 말에는 원자로를 배치할 부지 관련 작업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