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최근 잇따라 대형 컨테이너 운반선을 수주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는 한동안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 액화천연가스(LNG·Liquefied Natural Gas) 운반선을 중심으로 수주를 해왔으나 발주가 줄면서 슬롯(선박 건조 공간)에 여유가 생기자 컨테이너선으로 채우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LNG 운반선 수주가 줄고 컨테이너선 수주가 늘면 조선사 수익성이 낮아질 것으로 본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010140)은 최근 대만 선사 에버그린(EVERGREEN)과 1만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7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선가는 척당 2억달러(약 2841억원)로 알려졌다. 에버그린은 중국 광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에 14척의 컨테이너선 신조(新造·새로 만듦) 발주를 타진했고 각각 7척씩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컨테이너선 수주로 올해 총 11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면서 지난해 컨테이너선 수주량(4척)을 크게 웃돌게 됐다.
HD현대중공업(329180)과 한화오션(042660)도 LNG 운반선 발주가 줄면서 컨테이너선이나 초대형 원유 운반선 등 다른 상선으로 일감을 채워가고 있다. HD현대(267250)는 이달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과 초대형 원유 운반선 2척을 HMM(011200)에서 수주했다. HMM은 같은 규모 컨테이너선 4척을 한화오션에도 발주했다.
올해 국내 조선사가 수주한 LNG 운반선은 모두 15척으로 지난해 48척의 31% 수준이다. 반면 컨테이너선은 78척으로 지난해 전체 수주 물량(46척)을 이미 넘어섰다. 컨테이너선은 LNG 운반선보다 이익률이 낮다.
이 때문에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주요 조선사가 2028년까지 인도가 가능한 슬롯에 LNG 운반선을 더 채우지 못하고 마감하면 2027년 영업이익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화오션은 16.2%에서 1.4%포인트(P) 하락한 14.8%, HD현대중공업은 16.1%에서 15.6%, 삼성중공업은 15.3%에서 15%로 낮아질 전망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NG 운반선은 다른 선종에 비해 건조 마진이 2배가량 높다"면서 "LNG 운반선을 더 수주하지 못하면 매출은 유지해도 영업이익률은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