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석유화학산업 단지에서 나프타분해시설(NCC·Naphtha Cracking Center)을 운영하는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006650), 에쓰오일(S-Oil(010950))이 NCC 감축과 관련한 합의점 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NCC 설비 감축을 서로에게 미루면서, NCC 감축 규모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4일 "세 회사가 누가 먼저 설비를 꺼야 하는지 결정하기 위해 컨설팅을 받으려고 하는데, 서로 자사가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의뢰할 컨설팅 회사조차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NCC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인 나프타(납사)를 고온·고압으로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과 같은 석유화학 원료를 만드는 설비다. 에틸렌은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기초 석유화학 제품으로, 플라스틱·비닐 같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제품뿐 아니라 자동차·전자 등 주요 산업의 각종 부품을 만드는 데 쓰인다.
석유화학 업계는 수요 감소에 중국발(發)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이 가중되자 NCC 가동을 줄이기로 했으나 누가, 얼마를 줄일지는 정하지 못하고 있다.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에쓰오일은 연간 66만톤(t), 90만t, 18만t의 에틸렌을 생산한다. 여기다 에쓰오일이 9조2580억원을 투입한 '샤힌 프로젝트'가 내년 하반기 중 상업 가동에 들어가면 에틸렌이 연간 180만t 추가 생산된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에서 생산된 에틸렌 대부분을 폴리머 공장에 원료로 투입해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180만t 전부를 소비하기는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이 자체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에틸렌은 132만t으로 48만t은 다운스트림 업체(에틸렌·프로필렌 등을 활용해 각종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팔아야 하지만,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틸렌은 기체라 다른 산업 단지로 공급하기도 쉽지 않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가 감축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다른 업계는 샤힌 프로젝트도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에쓰오일로선 자신들이 팔아야 할 에틸렌 48만t만큼 대한유화나 SK지오센트릭이 감축해 주길 바라겠지만, 이 경우 무임승차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