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철강 부원료에 붙는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 철강 부원료 제조사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부진한 업황에 50%에 달하는 미국 철강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부원료 수입 관세를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관세가 면제되면 부원료를 국내에서 제조하는 업체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21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원료사들은 최근 산업통상부에 수입 철강 부원료에 0%의 할당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에 반대하는 의견을 전달했다. 할당 관세는 특정 수입 품목의 관세를 대외 변수에 따라 조정하는 제도다. 산업부는 지난달 철강 부원료 및 기자재 17종이 포함된 할당 관세 적용 신청 품목을 공고해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철강 부원료는 철강 제조 공정에서 철의 성분과 성질을 조절하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보조재다.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연합뉴스

대표적으로 반대 의견이 제출된 품목은 안티모니다. 안티모니는 열연 합금강 제조에 쓰인다. 국내에서는 고려아연이 유일하게 안티모니를 생산하고 있는데, 지금도 중국산에 비해 가격이 높다. 중국산 안티모니괴 가격은 국산의 6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안티모니 외에도 산업부가 공고한 할당 관세 적용이 신청된 철강 부재료 품목 중 상당수가 국내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스테인리스강 제조에 쓰이는 페로니켈은 포스코 자회사인 SNNC가 만들고, 자동차용 특수강 제조에 쓰이는 단조 압연 롤은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제조·공급하고 있다.

열연 제조 과정에서 탈산제 및 세정제로 쓰이는 페로티타늄은 동아특수금속이 생산하고, 철강재 제조 과정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용도로 쓰이는 제철용 석회석은 쌍용C&E가 삼척광산에서 원료를 얻어 생산한다. 비슷한 용도로 쓰이는 형석 역시 후성(093370)·BGF에코머터리얼즈 등이 광산을 개발 중이다.

철강업계는 미국의 철강 관세 적용 이후 해당 부원료가 쓰이는 전방 제품의 대미 수출액이 급감한 만큼 0% 할당 관세를 적용해 달라는 입장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7~8월 열연·냉연·스테인리스 냉연의 대미(對美)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감소했다.

산업부는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해 기획재정부에 할당 관세 적용 품목을 제출할 계획이다. 철강 부원료에 할당 관세 0%를 적용하면 약 296억원의 관세 지원 효과가 날 것으로 산업부는 추산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해 추진 중인 사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