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16일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상고심을 파기 환송하면서 최 회장이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경영 활동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혼 소송 2심 재판부는 작년 5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금 1조3808억원,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재산 분할은 파기 환송하고 위자료 20억원은 확정했다.
최 회장은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에 힘을 보태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재계를 원팀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SK그룹 성장 동력인 인공지능(AI) 관련 전략 수립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최 회장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청을 받아 이날 미국으로 출국한다. 18일쯤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스타게이트 투자 유치 행사에 참석하고, 이 기간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골프 회동에도 참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 등도 함께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이 회장과 함께 스타게이트와 관련한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게이트는 소프트뱅크, 오픈AI, 오라클 등이 미국 전역에 AI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하는 5000억달러(약 710조원) 규모 프로젝트다. 삼성전자와 SK는 오픈AI에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등을 공급하고 AI 데이터센터 건설도 지원하기로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다른 총수들과 함께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를 지원 사격한다. 한·미는 현재 대미(對美) 투자 규모를 놓고 협상 중이다. 국내 주요 기업은 지난 8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1500억달러(약 213조원)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최 회장은 미국 출장 후 한국으로 복귀하면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집중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APEC CEO 서밋' 의장을 맡았다. APEC CEO 서밋은 세계 각국 정부 관계자와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 등 1700여 명이 참석해 AI·반도체·에너지 전환 등 글로벌 경제 현안을 집중 논의하는 자리로, 28일부터 나흘간 개최된다. 최 회장은 지난 10일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해 중국 정·재계에 협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SK그룹 신성장 동력인 AI에도 힘을 쏟고 있다. SK는 APEC CEO 서밋 부대 행사인 '퓨처테크포럼 AI'를 주관하는데, 최 회장이 직접 기조연설을 통해 지속 가능한 AI 생태계 구축 전략을 제시할 예정이다. 11월 3~4일 열리는 'SK AI 서밋 2025'에도 참석해 1년간 SK가 추진해 온 AI 생태계 구축 경과 및 향후 성장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