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희토류 통제 강화로 이차전지 소재 음극재 핵심인 흑연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포스코퓨처엠(003670)의 탈(脫)중국 공급망이 부각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국이 아닌 아프리카 등에서 천연 흑연을 조달하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조 흑연을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6700억원 규모 천연 흑연 음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작년 매출(3조6999억원)의 18.1%에 해당하는 규모로, 2011년 이차전지 음극재 사업을 시작한 후 역대 최대 수준이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0월부터 4년간이지만, 향후 협의에 따라 최장 10년까지 연장될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의 천연흑연 음극재 생산 라인. /포스코퓨처엠 제공

미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는 중국이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수출을 옥죄겠다고 예고하면서 글로벌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에서 비(非)중국산 음극재 수요가 늘고 있다. 중국은 2023년 12월부터 흑연 수출을 통제하고 있는데, 조치 범위나 수위가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 음극재 제조에 필요한 흑연은 중국산 의존도가 높은 핵심 광물 중 하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천연 흑연과 인조 흑연의 중국산 의존도는 각각 97.6%, 98.8%에 달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흑연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아프리카 광산 투자, 인조 흑연 생산 등으로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기존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 SK온, 삼성SDI(006400) 등 국내 배터리 3사뿐 아니라 파나소닉을 비롯한 일본 배터리사와도 음극재 공급 계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천연 흑연 공급망을 아프리카로 다변화해 왔다. 호주 광산 업체 시라 리소시스와 계약하고 아프리카 모잠비크 발라마 광산에서 채굴하는 흑연을 들여오고 있고, 계열사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의 탄자니아 마헨게 광산 투자도 비중국산 흑연 확보에 기여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조 흑연도 생산하고 있다. 인조 흑연은 포스코 제철 공정에서 나온 부산물인 콜타르를 가공해 만든 침상 코크스를 원료로 사용한다. 아직은 전체 음극재 생산 능력(8만2000톤)에서 인조 흑연(8000톤)이 차지하는 비율은 10% 정도다.

포스코퓨처엠은 또 다른 천연 흑연 광산 투자처를 찾는 한편, 인조 흑연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구형 흑연(입자가 둥근 흑연)도 국산화를 추진 중이다. 포스코퓨처엠은 2027년부터 국내 공장에서 아프리카산 천연 흑연으로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글로벌 음극재 시장에서 포스코퓨처엠은 비중국 기업 중 점유율이 가장 높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음극재 출하량 1~10위는 모두 중국 기업으로, 합산 시장 점유율은 80%를 넘었다. 포스코퓨처엠은 11위로 점유율은 약 1.3%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