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이번 주 잇따라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를 이끄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청에 따른 것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오는 16일 전용기를 타고 미국으로 출국한다.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은 한·미·일 경제 대화를 마친 뒤 일본에서 미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구광모 LG(003550) 회장도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각 사 제공

이번 출장은 손정의 회장이 오는 18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투자 행사에 초청하면서 마련됐다.

마러라고 리조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별장으로 알려진 곳이다. 이곳에는 100개가 넘는 방을 비롯해 축구장 11개 크기의 정원·수영장·골프 코스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일각에서는 총수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골프 회동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 총수들의 방미 일정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16일 워싱턴DC로 출국하는 일정과 겹친다.

한국과 미국은 현재 3500억달러(약 48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자금 운용 방안을 두고 의견 차를 보이고 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도 관심사다. 소프트뱅크는 오픈AI, 오라클과 손잡고 미국 전역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5000억달러(약 700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손 회장은 최근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AI 동맹군'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들이 이번 방미에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제시하며 관세 협상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골프 등 자세한 일정은 확인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지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17~19일 일정으로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