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향후 5년간 적용할 제4차 배출권 거래제 할당 계획을 마련 중인 가운데 무상 비율을 줄이고 유상 비율을 상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철강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철강 업계는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업종 중 하나라 유상 비율이 높아지면 비용 부담이 커진다. 철강 업계는 전기도 많이 쓰는데, 유상 비율이 높아지면 발전 단가가 올라 발전사가 전기 요금을 올릴 가능성도 커진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종합 토론회를 연 뒤 의견 검토·반영을 거쳐 제4차 배출권 거래제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확정한 최종안을 11월 브라질에서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열리기 전에 유엔기후변화협약에 제출할 예정이다.
배출권 거래제란 정부가 기업별로 온실가스 배출 한도를 할당하고 이 한도 내에서만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배출권 총량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5년마다 정한다. 이후 산업별로 배출권을 나눈 다음 기업별로 배출량 신청을 받아 할당한다. 사전 할당량 안에선 무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
사전 할당량보다 적게 온실가스를 배출한 기업은 남은 배출권을 다른 기업에 팔 수 있다. 반대로 사전 할당량을 초과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은 배출권을 사야 한다. 정부는 배출권 사전 할당량을 제3차(2021~2025년) 때보다 약 22% 감축하고 발전소 및 전력 공급업체로 이뤄진 '발전 부문'과 이외 모든 사업을 포함하는 '발전 외 부문'의 배출권 사전 할당량도 각각 33%, 14.9% 줄이기로 했다.
철강업계는 배출권 사전 할당량이 줄면 배출권 가격이 상승할 것을 우려한다. 현재 배출권 가격은 톤(t)당 8000~9000원 수준이다. 정부는 유상 할당 비율을 현재 10%에서 2030년 50%로 상향하면 t당 탄소 배출권 가격이 6만1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정부는 발전 부문 유상 비율도 현행 10%에서 2030년 5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 경우 전기 요금은 킬로와트시(㎾h)당 약 9.8원 인상된다. 발전사도 탄소 배출권을 사야 해 발전 단가가 오르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지난 3년간 산업용 전기 요금이 60% 상승한 상태에서 배출권 가격이 오르고 전기 요금이 추가로 인상되면 산업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포스코는 올해 상반기에 전력·용수비로 3139억원을 지출했다. 전년 대비 20%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제철(004020)도 연간 전기 요금으로 1조원 이상을 낸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배출권 부족분은 총 2000만t 수준으로 배출권 가격이 지금보다 6배로 오르면 연간 부담이 1조2000억원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전기 요금이 ㎾h당 1원만 올라도 부담은 100억원씩 늘어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