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와 쿠웨이트 국영 석유화학기업 PIC가 5년 전 공동 설립했던 석유화학 원료 생산업체 SK피아이씨글로벌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중국발(發) 공급 과잉으로 국내 석유화학 산업 전반이 침체에 빠진 가운데 SKC가 석유화학 사업 정리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SKC 관계자는 "SKC는 오래전부터 석유화학 부문의 리밸런싱을 고려해 왔다"며 "SK피아이씨글로벌 매수 의사가 있는 업체들의 의사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SKC는 지난 2020년 화학산업 부문을 분사해 SK피아이씨글로벌을 설립했다. SKC는 SK피아이씨글로벌 지분 49%를 PIC에 매각했고, SKC는 지분 51%만을 갖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C와 PIC는 SK피아이씨글로벌 지분 100%를 매각하길 원한다. 이에 국내외 화학업체, 사모펀드(PEF)를 대상으로 매수 의사가 있는지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피아이씨글로벌은 폴리우레탄(PU) 제조시 원재료로 쓰이는 프로필렌옥사이드(PO)와 화장품 및 의약품 원료인 프로필렌글리콜(PG) 등을 생산한다. PO와 PG는 계면활성제, 보습제, 화장품, 자동차 내장재 등으로 쓰인다. 하지만 중국에서 PO와 PG를 저가로 생산해 한국에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SK피아이씨글로벌 실적은 2022년 하반기 이후 악화했다.
앞서 SK피아이씨글로벌은 지난 4월 SKC와 독일 에보닉이 공동으로 설립한 과산화수소 제조 및 판매업체 SK씨에보닉페룩사이드코리아(SEPK) 주식도 306억원에 처분하는 등 화학산업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주도로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이 이뤄질 만큼 업황이 좋지 않자, SK그룹이 전반적으로 석유화학 산업을 정리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