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5 한국프로야구(KBO) 기아(000270) 타이거즈와 두산(000150) 베어스의 경기. 기아 최형우가 9회말 154㎞짜리 강속구를 안타로 받아치자 그의 사진이 포털 사이트 스포츠면을 도배했다. 그의 유니폼 오른쪽 가슴에 달려 있는 금호타이어(073240) 로고가 광고 효과를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국내 타이어 기업들이 야구·축구 등 주로 공을 이용하는 스포츠의 주요 광고주로 나서고 있다. 타이어와 공의 모양이 닮은 데다, 젊고 열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쌓는 데 제격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공과 타이어 모두 원형에 굴러가는 것들이다 보니 연결 지어 마케팅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광고는 이정후 선수가 소속돼 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비롯해 미국 프로야구(MLB) 7개 구단 홈구장에서 볼 수 있다. 넥센타이어(002350)는 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있다.
축구장도 타이어 기업의 주요 광고 현장이다. 한국타이어는 2012년부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공식 파트너로 활동 중이다. 지난 5월 2024~2025 시즌 결승전에선 손흥민 선수가 있었던 토트넘 홋스퍼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17년 만에 유럽 정상에 올랐는데, 이 경기가 큰 주목을 받으면서 한국타이어 인지도도 크게 올랐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글로벌 통합 브랜드 '한국(Hankook)'과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이 경기장 광고, 중계 화면 등 다양한 채널에서 자연스럽게 노출됐다"고 말했다. 넥센타이어는 맨체스터시티 FC와 10년간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유럽과 글로벌 지역에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타이어 업계는 모터 스포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로 경주하는 '포뮬러 E'와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등 모터 스포츠 대회에 레이싱 타이어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금호 SL 모터스포츠팀'을 운영 중이다. 타이어의 기술력을 보여줄 기회로 모터 스포츠를 활용하고 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는 주요 고객군인 젊은 남성층이 많이 보고 젊고 열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쌓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