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전쟁에서 무인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군 당국이 한국형 무인기 체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군의 주요 작전을 담당하는 무인기는 이스라엘이나 미국산으로 구성돼 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과연이 개발 중인 영상 기반 소형 자폭 무인기 다연장 발사 기술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미 개발된 소형 무인기에 영상 감지기를 탑재하고, 다연장 로켓 방식의 발사대에서 이륙하는 형태다. 다수의 무인기를 순차적으로 발사하는 데 용이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형 자폭 무인기도 개발되고 있다. 소형 무인기보다 한 단계 발전된 형태로 영상 기반 기술과 다연장 발사 방식에 더해 위성과 연결돼 조종 반경의 제한이 사라진다. 중량 20㎏ 이상의 탄두가 탑재될 예정이라 소형 무인기보다 높은 화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 기간은 내년 9월까지로 약 5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소형 무인기의 공중 발사 기술도 연구 중이다. 소형 무인기를 장착한 모(母)기를 발사해 공중에서 무인기를 분리하는 방식이다. 군 당국은 이 무인기와 지상에서 다연장 로켓 발사대를 통해 발사한 무인기를 함께 운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탐지 레이더가 적 드론을 중거리에서부터 추적해 일정 거리 안으로 접근하면 요격 드론을 출격하는 체계도 개발한다.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기반 군집 무인기 통제 기술도 국과연 주도로 개발되고 있다. 다수의 무인기가 여러 표적 정보를 획득하고, 표적들의 변화에 따라 자체적으로 계획을 수정하는 기술이다. AI가 무인기를 자동으로 통제하는 기술도 포함돼 있다.
군은 자체 무인기 기술을 개발해 외국산 의존도를 줄일 계획이다. 현재 군이 운용하는 정찰용·자폭 무인기 중 중·고고도에서 활용하는 기종은 대부분 외국산이다. 공군이 운용하는 글로벌호크는 미국 노스롭그루먼이 만들었다. 글로벌호크는 합성 개구식 레이더(SAR·Synthetic Aperture Radar)나 전자광학·적외선 센서를 탑재해 상공 18.3㎞에서 1m보다 작은 지상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군은 자폭용 무인기 하피(Harpy)도 도입했다. 이스라엘 IAI가 만든 하피 무인기는 적의 지대공(地對空·지상에서 공중으로 발사) 미사일이나 레이더 등 방공망을 요격하기 위해 개발됐다. 탄두 중량은 32㎏이다. 4시간가량 비행이 가능하며 500㎞ 밖에 있는 목표물도 공격할 수 있어 사실상 순항 미사일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의 휴전선 일대 타격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정찰용 무인기 헤론을 운용 중이다. 헤론도 IAI가 개발했다. 서북도서와 수도권 정찰을 위해 도입했다. 약 9~10㎞ 상공에서 활동하며 정보를 수집한다. 업계 관계자는 "외산 무기는 수리 등 운용에 어려움이 있어 국산 무인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