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이 실린 이동식 발사대(TEL·Transporter Erector Launcher)와 공대지,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한 전투기는 아군이 빠르게 찾아내 격추해야 하는 주요 표적이다. 공중에서 공중·지상 정보를 탐지하기 위해 각국은 천문학적인 국방비를 들이고 있다. 최근엔 사람 대신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을 활용한 유·무인 감시·정찰이 세계적인 추세다.

국내에서는 젠젠에이아이가 이런 AI를 개발하고 있다. 젠젠에이아이는 기존 이미지에 날씨나 계절을 바꿔 별도의 데이터를 만든다. 비가 올 때 도로의 모습을 눈이 내리는 상황으로 바꾸거나 군용 열화상 카메라로 찍은 것처럼 바꿀 수도 있다. 젠젠에이아이는 이 기술로 여러 데이터를 만들어 AI 학습에 사용한다.

젠젠에이아이가 실제 영상을 토대로 만든 합성데이터와 합성데이터를 활용해 지상표적을 인식한 AI의 모습. /젠젠에이아이 제공

젠젠에이아이의 기술은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과 함께 개발 중인 AI 파일럿에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 이동식 발사대 이미지에 주·야간, 우천 등의 상황을 담은 여러 데이터를 만들어 어떤 상황에서도 이동식 발사대를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향후에는 이 데이터를 활용해 자동 표적 인식 기능도 개발할 계획이다.

AI 파일럿은 전자광학(EO·Electro Optical) 및 적외선(IR·Infra Red) 위성, 합성개구레이더(SAR·Synthetic Aperture Radar) 등과 통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각 레이더나 위성의 분석 결과도 AI 파일럿에 공유된다. 이렇게 되면 보다 정확하게 표적을 인식하게 된다.

조호진 젠젠에이아이 대표는 "사람이 수행하기 힘든 극한 환경에서도 안전하고 정확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젠젠에이아이가 기존 이미지를 토대로 만든 합성데이터./젠젠에이아이 제공

젠젠에이아이는 국내 방산 업체와도 무기 체계 고도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현재 한화시스템(272210)과 협력해 해상·항공 표적 인식 과정에서 합성 데이터(인위적으로 만든 데이터)가 실제 데이터를 대체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

또 GOP(General Out Post) 경계나 해안 복합 감시 체계 등에 합성 데이터로 만든 AI를 활용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조 대표는 "군 전력 감소 문제를 AI가 일정 부분 해결하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젠젠에이아이가 GOP 경계근무 이미지를 변환해 합성한 데이터. 여러 상황을 부여한 합성데이터 제작이 가능하다./젠젠에이아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