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30일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Korea Destroyer Next Generation)의 상생 방안 마련을 주제로 당정협의회를 개최했으나 특별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 사업은 HD현대중공업(329180)한화오션(042660)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계속 늦어지고 있다.

당정협의회는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시작됐다. 민주당 측에서는 부승찬·박선원 민주당 의원 등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정부 측에서는 석종건 방위사업청(방사청)장·이두희 국방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KDDX 상생안 관련 논의와 함께 방산 수출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 등을 논의했다.

HD현대중공업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의 조감도(왼쪽)과 한화오션의 KDDX 함정 모형.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제공

부 의원은 협의회 직후 취재진을 만나 "(KDDX 관련) 결론은 아직 안 나왔다"고 했다. 이어 "다양한 상생 협력 방안과 1차적인 법률 검토가 이뤄졌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간 논의를 기반으로 사업 방식의 진행은 결국 방사청이 진행할 문제이고, 우리는 그에 따른 의견을 제시하는 정도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당정협의회에서 나온 의견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주철 방사청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방부 정례 브리핑을 통해 "(방사청에서) 사업 방식을 결정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당과 함께 협의하기로 했다. 당정협의회 결과에 따라 내부적으로 검토해볼 사항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투입해 선체, 전투 체계, 레이더 등이 포함된 이지스 구축함 6척을 국내 기술로 만드는 사업이다. HD현대중공업은 전체 사업 중 상세 설계 및 선도함(1번함) 건조는 관례대로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화오션은 경쟁 입찰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조 자격을 놓고 업체 간 고소·고발이 있었던 데다 방사청이 협력안 마련에 나섰지만 결국 뜻대로 되지 않자 당정협의회까지 이뤄지게 됐다.

업계에서는 당정협의회에서 각 업체의 반발이 없는 상생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를 회의적으로 본다. 현재 거론됐던 상생안 모두 반발이 예상되는 데다 정부·여당이 의견을 제시하면 경쟁을 제한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면 기술 유출 확정 판결을 받은 HD현대중공업의 자격 문제가 재차 거론될 전망이다. 선도함의 상세 설계를 두 업체가 나눠 맡는 방식은 기술 유출 우려 등으로 사실상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2번함을 특정 업체가 맡도록 유도하는 방안은 담합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HJ중공업(097230)SK오션플랜트(100090)도 KDDX 사업 참여를 노리는 상황에서 한 업체에 2번함 건조를 유도하면 공정 경쟁을 정부와 여당이 제한하는 모양새가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협의회가) 몇 차례 더 열릴 가능성도 있지만, 결론을 내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