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주요 전산 시스템이 집결한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에서 26일 발생한 화재와 관련해 국정자원이 엇갈린 설명을 내놓고 있다. 국정자원 관계자에 따라 화재 발생의 원인을 특정할 수 있는 요소인 리튬이온 배터리 도입 시기와 작업 전 전원 차단 여부를 놓고 서로 다른 답변을 내놓고 있다. 국정자원이 화재와 관련한 사실 관계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27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현장의 모습. / 뉴스1

27일 이재용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원장은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화재가 발생한 무정전 전원장치 배터리·UPS에 들어간) 리튬이온 배터리는 9년 전에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를 2016년에 도입했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이는 정광용 국정자원 시설운영팀장이 이날 오전 김기선 대전 유성구 긴급구조통제단장, 이상민 국정자원 운영기획관과 진행한 일문일답 시간에 답변한 내용과 배치된다. 정 시설운영팀장은 '배터리와 서버를 분리하는 방법을 고려하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고 "리튬이온 배터리는 2010년에 도입한 제품"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UPS 공급계약 기간은 보통 10년이다. 이에 따라 UPS 공급사는 계약 기간인 10년 동안만 유지·보수 책임을 맡는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정자원 UPS에 쓰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 제품으로 2012~2013년 사이에 UPS를 만드는 기업에 공급됐다. UPS 장비를 만든 기업은 2014년경 국정자원에 UPS를 공급했다. 업계 설명대로라면 10년 계약은 종료됐고, UPS 유지·보수 책임은 국정자원에 있다. 그러나 국정자원은 UPS 배터리 공급 시기 자체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UPS를 이전하기 전에 전원을 먼저 차단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엇갈린다. 이 운영기획관은 "전산실 내에 UPS가 (서버와 함께) 있는 게 위험해서 물리적으로 분리하기 위해 (UPS를) 지하로 옮기려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며 "케이블을 분리하고 전원을 차단했다. (전원을) 차단했는데 어떤 상황에 의해서 불꽃이 튀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합뉴스의 질의에 응한 국정자원 관계자는 "전산실 내에 UPS 배터리가 같이 있는 상황에서 불이 나면 전산 장비에 큰 영향을 미치 수 있어 단계적으로 분리하고 있었다"며 "전원을 차단하고 케이블을 단자 내에서 푸는 과정에서 갑자기 불꽃이 튀었다"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UPS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전할 때는 전원을 먼저 차단해야 한다. UPS는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교류전원이 아닌 직류전원이라 전원이 연결된 상태에서 갑자기 케이블을 분리하면 전압이 급격하게 튀면서 불이 날 수 있다. 만약 조사 결과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면 배터리 결함에 무게가 실릴 수 있지만, 전원을 먼저 끄지 않은 상태였다면 작업을 맡은 업체나 작업자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소방청은 화재 현장이 정리되는 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과 화재 원인을 위한 공동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UPS 장비가 2014년 8월 설치됐다. (보증 기간은) 1년이 지났다"고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