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위산업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만남이 계속되면서 수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우디는 자국군의 무기 체계를 전면 교체하며 방산 생태계를 만드는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비전 2030의 일환이다. 정부와 방산업계는 사업 참여를 위해 2023년부터 매년 협력 기회를 만들고 있다.
2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21일(현지 시각) 사우디에서 압둘라 압둘라 빈 반다르 국가방위부 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방위사업청장이 올해 두 차례 사우디를 방문했고 장관 방문은 올해 처음이다. 사우디와의 회담에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화에어로) 등 민간 업체는 정부에 수출 지원을 요청했다.
중동 언론 아랍뉴스 등에 따르면 사우디의 국방 예산은 매년 늘고 있다. 지난 2024년 758억 달러(약 105조원)였던 국방 예산은 올해 780억 달러(약 108조원)로 늘었다. 사우디 정부 전체 지출의 21% 수준이다. 내년에는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사우디는 방산 현지화에 국방 예산 상당 부분을 쓰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 5월 영국 방산업체 BAE 시스템즈와 손잡고 정비 분야를, 지난 7월 터키의 방산업체와 장갑차 차체·포탑의 현지 생산을 시작하는 계약을 맺었다. 미국 록히드마틴과는 올해 5월부터 THAAD의 발사대 부품을 사우디에서 제작하고 있다.
한국과 논의 중인 협력에도 현지 생산과 기술이전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압둘라 장관은 지난해 11월 방한해 K9 자주포와 K30 비호복합 체계의 운용 모습을 살펴봤다. 사우디는 한화에어로의 레드백 장갑차 등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사우디의 지상군 현대화 사업에 포함된 무기는 지상무기 전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동 사업 수주의 난도가 다른 국가보다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가 이집트에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차 등을 패키지로 수출하기까지는 13년이 걸린 바 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중동에서 국방은 왕족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잘 진행되다 갑자기 틀어질 수도 있고 실마리가 보이지 않던 사업이 (왕족의 결정으로) 갑자기 풀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