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000880)그룹 부회장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지난 4일 리야드에 문을 연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총괄 법인을 둘러보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또 압둘라 빈 반다르 사우디 국가방위부장관(Abdullah bin Bandar Al Saud) 등 사우디 고위직들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이 압둘라 장관을 만난 것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 번째다.

23일 재계와 방산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지난 20일 전용기 편으로 출국해 이날 저녁 사우디 리야드 공항에 착륙했다. 다음 날인 21일 압둘라 장관과 회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부회장은 사우디를 방문 중인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동행하며 K방산 세일즈를 펼친 것으로 보인다.

김동관(오른쪽)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압둘라 빈 반다르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부 장관과 만나 사우디의 국가발전전략인 '비전2030'의 안보 및 경제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 한화 제공

사우디는 한화 방산 사업의 중동 지역 전진 기지다. 약 130조원의 무기 교체 수요가 예상되는 중동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한화는 MENA 법인을 설립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11월에도 서울 롯데호텔에서 압둘라 장관을 만났다. 당시 김 부회장과 압둘라 장관은 국가방위부 현지화 및 공동 개발, 유지·보수·정비(MRO) 등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21일(현지 시각) 사우디 리야드에서 압둘라 빈 반다르 사우디 국가방위부장관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국방부 제공

사우디는 2030년까지 국방비 지출의 50%를 현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력 증강을 위해 장갑차·자주포·다연장로켓·방공 시스템 등의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기술 이전 ▲공동 개발 ▲현지 생산 등의 협력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7일 사우디와 4024억원 규모의 유도 무기류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는 무기 수출 국가와 규모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레드백(Redback) 장갑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작년 12월에는 9460억원 규모의 사우디 수출용 천궁-Ⅱ 구성품(다기능레이다)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272210)은 작년 사우디 방산 전시회(WDS 2024·World Defense Show)에서 사우디 국가방위부와 방산 협력을 위한 3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사우디 수출은 중동 지역의 실적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IFV·Infantry fighting vehicle) 레드백과 K9의 수출 가능성이 큰 만큼 김 부회장이 직접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