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 2차 입찰이 조만간 시작된다. 지난 7월 1차 입찰 결과가 발표된 지 2개월 만으로 당시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했던 삼성SDI(006400)가 이번에도 성과를 낼지,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SK온이 반격에 성공할지 관심이다.

22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ESS 중앙계약시장을 운영하는 전력거래소는 지난주 '2차 ESS 중앙계약시장 관련 사업자 간담회'를 열고 1차 사업의 개선 사항, 2차 산업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SK온 컨테이너형 ESS./SK온 제공

ESS 중앙계약시장은 재생에너지 확대로 인한 전력 계통의 변동성에 대응하고 출력 제어를 완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정부는 2023년 처음으로 제주 지역 3곳(68메가와트·㎿)에 ESS 중앙계약시장을 시범 도입했다. 이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긴 '2029년까지 총 2.22기가와트(GW) 규모의 ESS를 구축한다'는 목표에 따라 지난 7월 제1차 중앙계약시장 입찰 결과를 발표했다.

1차 입찰에선 삼성SDI가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했다. 삼성SDI는 전체 8개 사업지 중 6곳에 ESS용 배터리를 공급한다. 전남 진도(48㎿), 고흥(96㎿), 무안(80㎿), 영광(80㎿), 안좌(96㎿), 홍농(29㎿) 등 6곳이다. 나머지 2곳인 전남 광양(96㎿), 제주 표선(40㎿)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ESS용 배터리를 공급한다. SK온은 한 곳도 수주하지 못했다.

당시 삼성SDI는 삼원계(NCM) 배터리를 울산에서 생산하는 조건을 내걸었고, NCM보다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내세운 LG에너지솔루션·SK온보다 입찰 가격도 낮췄다.

만약 2차 입찰 선정 기준이 1차와 동일하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국내 생산에 힘을 주는 방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 SK온은 충남 서산에 공장이 있다. SK온 관계자는 "서산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양산성 검증을 해왔기에 전기차용 라인을 ESS용 LFP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