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 해운사인 동진상선이 1984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중국 조선소에 신규 선박 건조를 맡겼다. 중국이 중소형 상선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가격도 수백억 원 저렴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컨테이너선 수주를 쓸어가면 한국의 중소형 조선소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해운 업계에 따르면 동진상선은 최근 중국 양쯔강 조선에 1100TEU(1TEU는 20ft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 운반선 3척을 모두 6900만달러(약 960억원)에 발주했다. 이 선박은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동진상선의 컨테이너선 모습. /동진상선

동진상선은 그간 HD현대미포 등 국내 조선사에 선박을 발주했다. 동진상선은 재래선(컨테이너화하기 어려운 화물을 옮기는 화물선)과 컨테이너선 등을 합해 총 8척을 운용 중이다. 한국·중국·일본을 연결하는 인트라 아시아(Intra-Asia) 노선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중소형 컨테이너선(피더선)을 중심으로 선대를 꾸리고 있다.

중국 조선사들은 미국이 지난 4월 중국 해운사와 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를 부과한 이후 중소형 상선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입항 수수료는 선박 규모와 거리에 따라 달라져 대형 상선 수주에 제약이 생겼기 때문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Office of the United States Trade Representative)는 10월 14일부터 중국에서 건조한 선박이 미국 항구에 입항할 때 순톤수(Net Tonnage) 또는 컨테이너당 입항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다만 4000TEU 이하의 컨테이너선과 2000해리 이하의 단거리 항로 선박, 5만5000DWT(재화 중량톤수·Deadweight Tonnage) 이하의 벌크선은 입항 수수료가 면제된다.

이 때문에 선주사 입장에서는 중소형 선박은 비교적 낮은 가격에 건조할 수 있는 중국 조선사에 맡기는 게 유리해졌다. HD현대미포는 28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척당 797억여 원에 수주했으나, 중국 징루조선소는 3000TEU급 선박 3척을 각 4300만달러(약 596억원)에 수주했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선박을 수주하기 위한 중국의 공세가 매서운 상황"이라며 "한국 중소형 조선소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시설 통폐합이나 제품 다변화 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