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운협회가 11일 포스코그룹(POSCO홀딩스(005490))가 해운사 HMM(011200) 인수를 검토하는 것에 대해 대기업의 해운업 진출로 해운전문기업 도태가 우려된다며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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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은 해운 생태계를 파괴하는 처사로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협회는 "세계 컨테이너 해운 시장은 소수 초대형 선사에 과점화 되면서 미국·중국·일본·유럽 등 주요국들은 주력 해운 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HMM은 이러한 초대형 선사에 비해 수송 능력이 부족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철강업을 주력으로 하는 포스코에 HMM이 편입될 경우 자칫 해운 전문 기업에 대한 투자 보다 주력 산업의 보조 기업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며 "철강업이 어려워지면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으로 정부와 업계가 회생시킨 HMM이 희생될 수 있다"고 했다.

협회는 또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은 모기업의 철광석 등 대량 화물 운송을 시작으로 철강 제품 수송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국내 기존 선사들이 시장에서 퇴출 되는 등 해운 생태계가 파괴돼 해운 산업 및 수출입 업계 전체에 심각한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협회는 포스코가 HMM 인수를 통해 물류비 절감 등 그룹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서도 물류비 절감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컨테이너선 중심인 HMM의 인수는 철강 물류비와는 관련이 없다고도 했다.

협회는 "국내에서는 1980년대 이후 거양해운, 호유해운, 성운물산, 동양상선 등 10여개 이상 대기업 해운자회사의 실패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대량화주가 해운업에 진출할 경우 운송비용 절감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포스코가 거양해운을 운영하며 원료 및 제품을 수송했지만, 결국 자가화물 운송업체로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한진해운에 매각됐다"며 "이 과정에서 기존 벌크선사는 퇴출 되고 포스코도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했다.

협회는 "해외에서도 철광석 수출 대기업인 브라질 발레(Vale)가 철광석 수출 호조에 힘입어 30여척의 초대형 벌크 선단을 갖추며 해운업에 진출했으나 최근 이들 선박을 매각하며 사실상 철수한 상황"이라고도 했다.

협회는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에 대한 법적 문제도 지적했다. 협회는 "해운법은 대량화주의 해운업 등록은 정책자문위원회 의견을 들어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다"며 "사실상 대량 화주의 해운업 진출을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또 "물류정책기본법도 화주기업과 물류기업의 제3자물류 촉진을 위한 시책을 수립, 시행하고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은 국가의 제3자 물류 육성정책과도 전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했다.

양창호 해운협회 상근부회장은 "2022년 협회와 포스코플로우(포스코그룹 물류 계열사)는 사실상 해운업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며 "불과 3년 만에 HMM을 통해 해운업 진출을 모색하는 것은 해운업계와 맺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