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들이 구금된 지 6일 만에 풀려나 귀국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자진출국에 따른 재입국 제한 등 불이익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005380)그룹-LG에너지솔루션(373220) 합작 공장에서 체포·구금된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은 현지 시각으로 10일 오후 2시 30분(한국 시각 11일 오전 3시 30분) 한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른 아침 구금 시설에서 풀려나 차로 애틀란타 공항까지 4시간 이상 이동한 뒤 대한항공 전세기에 탑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전세기 탑승 인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부분은 자진출국 방식으로 귀국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금 시설 내부에선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협조 아래 정부가 영사 면담을 통해 자진출국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됐다.
정부는 향후 불이익이 없도록 미국 측과 협의를 진행한다고 밝혔지만, 재입국 제한 우려는 여전하다. 재입국이 제한되거나 금지되는 강제 추방(신속 추방·추방 명령) 기록이 남진 않지만, 불법 체류 사실과 신분에 따라 입국 금지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번에 구금된 한국 근로자들은 무비자 제도인 전자여행허가제(ESTA, 이스타), 단기 상용 비자(B-1)를 주로 이용했는데, 이스타와 B-1 비자가 허용하는 체류 기간은 각각 3개월·6개월이다. 불법 체류 기간이 180일을 넘으면 3년, 1년 이상이면 최대 10년까지 재입국이 제한된다. 향후 재입국 때 비자 심사 과정이 한층 까다로워질 수도 있다.
취업·이직·파견·유학 등 근로자들 커리어(경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국 재입국 관련 불확실성이 국내외 기업·학교에서 요구하는 자격 요건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골조·전기 공사·설비 설치 등 해외 현장 파견이 잦은 기술직은 경력 활용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
현지에 남아 있는 출장자나 직원들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사태 발생 이후 회사는 비자 상태, 업무 현황 등을 고려해 즉시 귀국 또는 숙소 대기를 공지했다. 이 중 B1 비자를 갖고 있는 인원은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숙소에서 머무르며 추이를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 연구사무직 노동조합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숙소 대기 상태로 남아 있는 B1 비자 발급 직원들은 우려가 클 것"이라며 "이스타가 아닌 B1 비자 발급자도 즉시 복귀할 수 있도록 회사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이어 "현시점에서 업무를 지속하는 건 위험한 행위이기 때문에 법인 출근 지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