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현대차(005380)와 한국GM은 물론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등 HD현대 조선 3사가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난항을 이유로 부분 파업에 돌입했거나 돌입한다. 자동차 업계는 미국발 관세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조 파업이라는 또 하나의 고개에 부딪혔고, 한미 조선업 지원사업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할 조선업도 고비를 맞았다.

문용문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을 비롯한 노조 관계자들이 8월 18일 현대차 울산공장 내 지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에 따른 입장을 발표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스1

현대자동차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은 2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과 관련해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3일부터 5일까지 부분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7년 만이다. 오전 출근조와 오후 출근조는 3일과 4일에는 2시간씩, 5일에는 4시간 파업한다.파업에는 조합원 약 4만2000명이 참여한다.

사측은 월 기본급 9만5000원 인상, 성과금 400%에 추가 1400만원, 전통시장상품권 20만원, 주식 30주 지급 등의 2차 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노조는 지난해 영업이익과 미국 관세 리스크 일부 해소를 고려할 때 회사가 추가로 임금 인상을 할 여력이 있다고 보고 사측 안을 거부했다.

현대차 사측과 노조는 지난 6월 18일 상견례 이후 20차례 걸쳐 교섭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결국 노조가 파업을 결정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최장 64세로 정년 연장, 주 4.5일제 도입, 상여금 인상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부분 파업이 이뤄지는 5일까지 사측이 진전된 협상안을 내놓지 않으면 오는 9일에 차기 중앙쟁의대책위 회의를 열고 향후 교섭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다른 완성차 업체인 한국GM 노조는 1일부터 3일까지 하루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사측에 직영 정비소 폐쇄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며 한국 철수설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중이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HD현대중공업 노조)도 2일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 조합원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3일에도 이 같은 부분파업을 이어가고 HD현대그룹 조선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 노조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파업 결의대회를 연다. 4~5일에는 파업 시간을 늘릴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20일, 2025년 임단협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난 8월 말까지 모두 20차례 걸쳐 교섭했으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 노조는 5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7월 18일, 기본급 13만3000원 인상과 격려금 520만원 지급 등을 담은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정년 연장과 성과급 산출 기준 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