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업계가 나프타분해설비(NCC·Naphta Cracking Center) 생산 규모를 연간 18~25% 줄이기로 하고 연말까지 사업 재편 계획을 마련하기로 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이르면 이달 안에 석유화학과 정유산업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기로 해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NCC로 뽑아내는 에틸렌 생산 능력 세계 1위로 한국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발(發)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일 석유화학 업계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공업정보화부(MIIT) 등 중앙 정부 기관 5곳은 최근 각 지방정부에 노후 석유화학 설비에 대한 정보 수입을 명령했다. 중국 지방정부는 20년 이상 운영된 생산 설비를 대상으로 안전성·오염 물질 배출량·에너지 효율성 등 주요 지표를 담은 보고서를 중앙 정부에 보고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석유화학과 정유 산업의 과잉 생산을 줄일 대책이 9월 안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구체적인 계획은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의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공급 과잉이 벌어진 에틸렌 생산 설비는 2026년부터 신규 허가가 제한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노후 석유화학 설비를 정리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조치다. 중국 정부는 30년 이상 가동된 석유화학 설비·저장 탱크를 2029년 말까지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는데, 이번에 20년 이상 된 설비로 기준을 낮췄다. 20년 이상 된 석유화학 설비는 전체의 40%에 해당한다. 이들 설비를 전면 개보수하면 중국 업체가 생산하는 에틸렌의 13%, 프로필렌의 15%를 감축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2028년까지 신규로 설치할 석유화학 설비 허가도 마무리한 상태라 노후 설비 정리가 에틸렌 생산량 축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중국 에너지 회사인 시노펙 산하 석유화학 회사의 한 임원은 지난달 14일 중국 장쑤성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중국의 에틸렌 생산 용량이 2025년부터 2028년까지 4000만톤(t)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NBC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의 에틸렌 생산 능력은 3490만t이다. 중국이 석유화학 설비 정리에 나서도 신규 화학 설비가 이를 상쇄하면 에틸렌 생산량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유럽에 이어 중국도 석유화학 공급 과잉에 대처하기 시작했다"며 "중국의 구조조정 규모에 따라 석유화학 업황이 개선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이 노후 석유화학 설비를 줄이더라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등 큰 변화가 있어야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어나 업황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