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 시각) 개막하는 동유럽 최대 규모 전시회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 2025'에 한국 방산업체들이 출동한다. 유럽 내 지도자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군비 증강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이번 전시회는 국내 업체에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2일부터 5일까지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리는 MSPO에는 현대로템(064350)·한화(000880)그룹 방산 3사·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현대위아(011210) 등이 참가한다.

MSPO는 1993년부터 매년 진행돼 왔으며, 작년에는 35개국 방산업체와 약 3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국내 업체들은 각각 전시관을 꾸리고 개발 중이거나 개발된 무기체계를 선보인다.

지난달 26일 러시아 포병연대 소속 병사가 자포리즈케(러시아명 자포로시스코예) 전선에서 D-30 곡사포를 위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올해 MSPO가 주목받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쟁이 오래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가능한 빨리 전쟁을 끝내려고 노력하지만, 우크라이나 항복이라는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끝내려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티에리 부르카르 프랑스 합참의장도 지난달 28일 "러시아 사회와 권력 특성상 더 오래 버틸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럽은 군비를 증강해왔다. 한국은 지난 5년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상대로 무기 체계 판매를 늘려왔다. 한국 방산업체들은 유럽 특화 제품을 전면에 내세워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2일(현지시간)부터 5일까지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리는 '제33회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MSPO)' 현대로템 전시관 전경. /현대로템 제공

올해 MSPO에서 별도 전시관을 꾸리는 현대로템은 폴란드 전용 K2 전차인 K2PL을 최초 공개한다. 지난 7월 폴란드와 체결한 65억 달러(약 9조원) 규모의 K2 전차 2차 이행 계약에는 K2PL이 포함돼 있다. K2 전차 플랫폼에 폴란드 군의 요구 사항이었던 능동방호장치·드론 재머 등을 추가한 맞춤형 전차다. 현대로템은 각국의 요구 성능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을 유럽 각국에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노르웨이와 루마니아도 현대로템 전차에 관심을 가졌었다.

방산 3사의 통합 전시관을 꾸린 한화에서는 한화오션(042660)이 선두에 선다. 한화오션은 폴란드군의 잠수함 도입 사업인 오르카 프로젝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어뢰와 대함·순항미사일 등이 탑재되는 장보고-III 배치-II 잠수함을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잠수함용 리튬이온 에너지저장장치나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공기불요추진체계 등이 전시된다.

루마니아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 'BSDA 2024'에 참가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MSPO에서 유럽 사업 확장을 노리고 있다. 현재 루마니아에서 장갑차 획득 사업을 진행하는 등 유럽 내 장갑차 수요가 늘어난 상황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에 수출된 레드백 장갑차를 MSPO에 전시해 홍보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시스템(272210)은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체계(L-SAM) 다기능레이더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기존 수출국에는 물량을 확대하고, 새 수출국을 발굴할 예정"이라고 했다.

KAI는 무인기를 앞세운다. 무인전투기(UCAV), 다목적 무인기(AAP)를 연동한 차세대 공중 전투 체계(NACS), 한국형 헬기 수리온과 소형무장헬기 미르온에 공중 발사 무인기(ALE)를 적용한 유·무인 복합 체계 등을 전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위아(011210)도 단독 전시관을 차리고 유럽 수출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위아는 자동차 부품 중심 사업에서 방산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번 MSPO에선 신형 모델 '경량화 105㎜ 자주포'를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