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선사인 CMA-CGM이 추진하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결국 중국 조선소로 넘어갔다. 해당 선사는 발주에 앞서 국내 조선 업체 세 곳과 중국 조선 업체 두 곳으로부터 의향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가격 경쟁에서 뒤진 모양새다.
국내 조선 업계는 2028년 이후 일감 확보에 한창인데, 중국 조선사들이 생산 능력을 높이고 공격적으로 수주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가격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CMA-CGM은 중국국영조선공사(CSSC)의 자회사인 다롄조선중공업(DSIC)에 2만2000TEU(1TEU는 20ft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0척을 발주했다. 해당 선박은 모두 액화천연가스(LNG·Liquefied Natural Gas) 이중 연료 추진 선박으로 만들어지며, 계약 규모는 약 21억달러(2조909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MA-CGM은 올해 중순부터 해당 컨테이너 선박 발주를 검토하면서 HD현대중공업(329180)·삼성중공업(010140)·한화오션(042660) 등 국내 조선사에도 건조 조건 등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CMA-CGM은 중국국영조선공사(CSSC)·헝리중공업·양쯔장조선 등의 중국 조선소에 건조를 문의했고, 이들은 해당 규모 컨테이너 선박의 신조가(2억3000만달러)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들은 GTT Mark III Flex LNG탱크, MAN ES ME-GI 이중연료 엔진 등 고사양 기술과 친환경 선박 납품 이력을 내세우며 수주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의 국내 건조 가격은 약 2억5000만달러 수준으로 중국보다 높다.
국내 조선업계는 2027년까지는 일감을 대부분 확보한 상태로 2028년 이후 일감을 찾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조선사가 공격적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어 가격 경쟁이 심화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조선사들이 2030년까지 확대할 연간 생산 능력은 70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Compensated Gross Tonnage)에 달한다. 국내 조선사들이 같은 기간 확대할 예정인 50만CGT의 12배에 이르는 수치다. 늘어나는 중국의 연간 생산 능력은 지난해 전 세계 발주량(7489만CGT)의 9.3%에 달한다.
중국 조선사들은 일감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2028년 중국 조선 업계의 인도 예정량은 2036만CGT로 국내 조선 업계의 674만CGT에 비해 3배 이상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일정 수준 일감을 확보했고 중국보다 완성도가 높아 저가 수주전을 벌여야 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만 올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한 발주량이 회복하지 못하면 가격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2801만CGT를 기록한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 7489만CGT를 기록한 후 급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량은 2326만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