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015760)은 세계 최초로 발전 빅데이터 분석·예측 엔진을 적용한 '지능형 디지털 발전소 운영시스템(IDPP·Intelligent Digital Power Plant)'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기술은 초당 수백만 건 이상의 센서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어, 해외 상용 설루션 대비 처리 속도가 약 250배 이상 빠르다. 또 라이선스 유지 보수 비용도 해외 상용 제품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한전은 발전 5사와 공동 개발을 통해 7.3GW(기가와트) 규모 설비에 IDPP를 적용한 결과 발전 효율이 0.29%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 나주 본사 사옥 /한전 제공

한전이 선보인 IDPP는 발전소 내 수만 개 센서에서 쏟아지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설비 상태를 예측·진단하는 플랫폼이다. 2017년부터 발전 5사와 공동 연구·검증을 거쳐 안정성을 확보했다.

기존 해외 설루션이 데이터 저장·보관에 치중한 반면, IDPP는 데이터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해 현장 맞춤형 활용과 실시간 대응이 가능하다.

핵심 기술은 ▲250배 이상 빠른 분산 처리 속도 ▲AI 분석 최적화 데이터 제공 ▲발전소별 센서 규칙을 표준화하는 '태그 구조화' ▲무작업 데이터 추출 기능 등이다. 이를 통해 비전문가도 즉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고, 발전소 간 호환성도 확보했다.

한전은 세계 최초로 대규모 발전 데이터를 실시간 분산 처리하는 엔진을 개발하고 특허 5건도 확보했다. 또 데이터 누락률 0% 검증도 받았다.

경제적 효과는 뚜렷하다. 한전은 발전 설비 고장 예방을 통해 연간 약 640억원의 전력 구입비를 절감했다. IDPP를 적용한 발전사도 설비 고장을 사전에 예측·차단해 약 89억9000만원의 유지 보수비를 절약했다.

현재 발전 5사의 28개 호기에서는 하루 94억 건(85GB)의 데이터들이 처리되고 있다.

남부발전은 적용 범위를 전체 15호기로 확대하고 자체 AI 학습 조직을 운영 중이다. 서부발전은 발전 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해 창업·산학연 협력을 추진하며, 남동발전도 전담 조직을 꾸려 운영 혁신에 나섰다.

해외 진출도 본격화된다. 한전은 베트남 전력공사 산하 발전 공기업(GENCO3)과 협력해 내년 현지 발전소 3개 호기에 IDPP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후 대만·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연간 구독형 사업 모델을 추진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중동 시장까지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회사 측은 향후 5년간 약 4조6000억원 규모 글로벌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발전 5사 전반에 IDPP를 확대 적용해 5년간 약 3200억원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기존 외산 설루션을 대체하면 유지 보수 라이선스 비용 절감액이 1924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빅데이터 설루션 시장은 2030년 약 56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산업의 디지털화 시장도 올해 약 85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 관계자는 "IDPP는 발전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이라며 "국내외 시장 확산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