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 팀코리아(Team Korea)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원전 협력이 가동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가운데, 한국은 대형 원전 4기와 소형모듈원전(SMR·Small Modular Reactor) 등이 투입되는 11GW(기가와트) 규모의 'AI 캠퍼스' 건설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트럼프 정부 1기 때 에너지 장관을 역임한 릭 페리(Rick Perry)가 공동 설립한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가 추진한다. 페르미 아메리카는 지난 21일 사업에 사용될 원자로로 AP1000을 결정하면서 웨스팅하우스와 협력을 발표한 바 있다.

페르미 아메리카의 AI 캠퍼스 조감도./페르미 홈페이지 캡처

한수원·두산에너빌리티(034020)·삼성물산(028260)은 26일 미국 워싱턴DC 윌러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페르미 아메리카와 '첨단 에너지 복합센터 건설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사업은 미국 텍사스주 아마릴로 외곽의 약 2335만㎡(약 707만평) 부지에 11GW 규모의 민간 전력망 캠퍼스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AP1000 대형 원전 4기(4GW) ▲SMR(2GW) ▲가스복합화력(4GW) ▲태양광 및 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1GW) 등이 포함된다. 이 전력은 초대형 하이퍼스케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공급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형 원전뿐만 아니라 SMR 사업에도 참여하는 MOU를 체결했다. 앞서 현대건설(000720)도 지난달 31일 페르미 아메리카와 사업의 기획, 설계, 설계·조달·시공(EPC) 계약 추진 등에 협력하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5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 민간 에너지 회사인 페르미 아메리카(Fermi America) 및 삼성물산과 첨단 에너지 복합센터 건설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토비 노이게바우어(Toby Neugebauer) 페르미 아메리카 CEO,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미국 상무부 장관./한수원 제공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원자력 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4배로 늘리는 '원전 르네상스 정책'을 발표했는데,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짓는 데 100조원이 투입될 수 있다. 이 정책은 웨스팅하우스 주도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웨스팅하우스는 페르미 아메리카와의 계약에 따라 지난 6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제출한 폐기물 관리 기준(COLA) 문서를 작성하고 승인 검토 절차를 지원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해당 부지의 장기 배치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협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팀코리아는 미국이 추진하는 핵연료 공급망 복원에도 참여한다. 한수원은 미국 우라늄 농축 공급사인 센트러스의 우라늄 농축 설비 구축 투자에 공동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최근 계약을 유동적인 조건부 계약에서 물량 확정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핵연료 물량을 추가 확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3일(현지 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원전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한수원과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은 센트루스의 미국 농축 설비 구축에 투자하고 농축 사업에 협력하는 MOU를 체결했다. 또 한수원은 두산에너빌리티, 미국 아마존, 원전 전문 기업 엑스에너지(X-energy)와 손잡고 4세대 SMR 'Xe-100′과 전용 연료(TRISO-X)의 상용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원전의 설계·조달·시공 등 산업 전주기에서 미국과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