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과 공군이 운용할 특수작전용 대형 기동 헬기 도입 사업이 시작됐다. 대형 기동 헬기는 대량의 인력·물자를 수송하거나 자연재해 발생 시 투입되는 헬기다. 이번 사업에선 미국 보잉의 치누크(CH-47F)와 미국 록히드마틴의 킹스탤리온(CH-53K)이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 무기 체계의 가격이 지난 수년간 급상승해 한국이 생각한 가격과 미국 업체가 책정한 가격 차이가 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방사청)은 지난 6월 25일 대형 기동 헬기를 국외 구매 방식으로 도입하는 사업을 공고했다. 다음 달 말까지 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하면, 10월 제안서 평가 후 시험 평가 등을 거쳐 올해 연말쯤 기종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고상 사업 기간은 2026년부터 2033년까지이며 사업비는 23억5540만달러(약 3조2900여억원)다. 앞서 지난해 4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는 대형 기동 헬기 사업의 사업추진기본전략을 의결했다.

지난 7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CH-47 치누크 헬기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사업에선 보잉의 CH-47F와 록히드마틴의 CH-53K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보잉은 CH-47F 블록Ⅱ를 제안할 전망이다. 이는 미 육군이 도입을 앞둔 기종으로, 이전 모델보다 수송 능력(최대 이륙 중량 약 2.4t)과 항속거리(700여㎞)가 늘어난 모델이다. 독일은 지난 2022년 60여 대를 도입하기로 했으며, 폴란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영국도 CH-47F를 운용 중이다.

록히드마틴은 미 해병대가 운용하는 CH-53K를 우리 군에 제안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대 이륙 중량이 3.4t에 달하는 이 모델은 3000m 상공에서 약 200㎞를 비행할 수 있다. 이 헬기를 운용하는 국가는 미국과 이스라엘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22년 24억 달러(약 3조3000억원)를 들여 총 12대를 도입하기로 했고, 미 해병대도 지난 2023년 27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총 200대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사업의 관건은 가격으로 꼽힌다. 대형 기동 헬기는 엔진이나 블레이드(프로펠러) 기술이 없고 자체 개발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려 국외 구매를 택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산 무기 체계의 가격이 급등했다. 미국은 전 세계 최대 무기 수출국이지만, 주요 부품은 수입하는데 관세 정책으로 부품 값이 많이 올랐다.

록히드마틴의 대형기동헬기 CH-53K. /조선DB

대표적으로 미국 전투기 F-35는 약 12개 나라 1900여 공급업체에서 부품을 공급받는다. 덴마크의 한 업체에서 80개 이상의 부품을 수입하는데, 관세가 부과되면서 현재 가격은 더 올랐을 것으로 추측된다.

공격 헬기 아파치도 한국이 1차로 도입했을 때보다 가격이 크게 오른 바 있다. 해외 방산 업체 관계자는 "동체, 꼬리 등 헬기 제작에 쓰이는 전 부품의 가격이 오르면서 해외 방산 업체 모두 비슷한 고충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 업체 간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대형 기동 헬기 도입 자체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독일이나 이스라엘이 대형 기동 헬기를 도입했을 때보다 가격이 오른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책정된 사업비로는 다른 국가만큼 도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이번 사업의 도입 대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