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기업 고려아연이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역대 최대 규모로 투자했다. 이재명 정부가 최근 에너지 고속도로와 RE100(재생에너지 100%)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어 시너지가 기대된다.

고려아연이 공개한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해 신재생에너지에 5666억원을 투자했다. 2023년(492억원) 투자액 대비 12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고려아연은 매년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려 2020~2024년 신재생에너지 누적 투자액(1조146억원)은 1조원을 돌파했다.

고려아연 풍력발전.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은 올해 3월 재생에너지 전력 중개사업에 특화된 한화신한테라와트아워에 투자해 지분 33.3%를 확보했다. 한화신한테라와트아워는 한화에너지와 신한금융그룹이 설립한 합작 법인이다. 고려아연은 전력 사용자를 대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직접 판매하는 신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PPA) 등의 수행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결정했다. 회사 측은 관련 사업이 본격화하면 정부의 에너지 대전환 기조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8월에는 국가산업단지 중 처음으로 수소지게차 전용 수소충전소를 온산제련소 제1공장에 건립했다. 고려아연은 2022년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국가연구개발 과제인 '수소 지게차 상용화를 위한 실증 기반 신뢰성 검증기술 개발 계획' 대상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8월 수소지게차 5대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 25대를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호주 계열사 SMC(선메탈코퍼레이션)를 통한 신재생에너지 투자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SMC는 지난 2018년 124메가와트(MW) 규모로 현지 최대 산업용 태양광발전소 선-메탈스 솔라 팜(Sun Metals Solar Farm)을 건설해 'RE25'를 달성했다. 자회사 아크에너지(Ark Energy) 설립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사 에퓨론(Epuron) 인수 등을 통해 RE100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아크에너지가 지분 30%를 보유한 맥킨타이어 풍력발전소는 지난해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남부에서는 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인 리치몬드밸리(Richmond Valley) BESS 사업이 진행 중이다.

고려아연은 미래 에너지 사업을 주도할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초 공사를 완료한 그린수소 생산·충전 시설인 SunHQ(SunHQ Hydrogen Hub)는 현재 시운전을 진행 중이다. 연간 그린수소 140톤(t)을 생산해 수소 모빌리티에 활용하는 실증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간 100만t 이상의 그린 암모니아를 호주에서 한국으로 수출하는 공급망 구축 사업 '한-호 프로젝트'도 장기적으로 추진 중이다.

고려아연 태양광발전.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은 국내외 자원을 모두 활용해 탄소 배출이 없는 이른바 '그린 메탈'을 생산해 내겠다는 구상을 펼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과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윤범 회장 취임 이래 고려아연은 신사업 트로이카 드라이브(신재생에너지·자원순환·이차전지)를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신재생에너지 투자 선도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통해 고려아연이 과거부터 이어온 녹색제련소 프로젝트(제련 과정에서 발생되는 폐기물을 재활용하고 제련 잔재물을 자원화하는 사업)의 로드맵을 구체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