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이 전기화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회사 SK온과 SK엔무브를 합병한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SK온이 적자를 지속하자 매년 1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회사 SK엔무브를 붙여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것이다. SK엔무브는 전기차 윤활유 제조, 액침 냉각 기술 개발 등을 영위하는 회사다.

그간 두 회사의 합병설이 언급됐으나 SK엔무브의 재무적 투자자(FI)가 반대하면서 진행되지 못했다. 지난달 SK이노베이션이 FI가 보유한 SK엔무브 지분 30%를 되사오면서 100% 자회사가 됐고, 합병의 걸림돌이 사라졌다.

30일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등 최고경영진은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 제고 전략 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이석희 SK온 사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수펙스홀에서 열린 '2025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 제고 전략 설명회'에서 SK온 성장 스토리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 제공

SK온이 SK엔무브를 흡수합병해 SK온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게 골자다.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비율은 1대 1.6616742이다. 합병기일은 오는 11월 1일이다.

이번 합병으로 SK온은 올해 자본 1조7000억원,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8000억원을 기록해 즉각적인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SK온은 2030년에는 EBITDA 10조원 이상을 창출하고, 부채비율은 100% 미만으로 낮춘다는 목표도 발표했다. 지난 1분기 SK온의 부채비율은 251%였다.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자본 확충을 지원해 순차입금도 줄일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총 8조원의 자본을 조달한다. 우선 SK이노베이션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2조원을 확보하고, 7000억원의 영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자회사 SK온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2조원을,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도 유상증자 3000억원 등 5조원의 자본을 확충하기로 했다.

지주사인 SK㈜는 SK이노베이션의 2조원 유상증자 관련 4000억원을 직접 출자한다. 여러 금융기관이 참여한 1조6000억원의 제3자 유상증자에 대해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한다. PRS는 계약 만기 시 주가가 기준가보다 낮거나 높으면 차익을 정산하는 구조의 파생상품이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비핵심 자산 매각, 유동화를 통해 차입금을 1조5000억원 이상 줄일 계획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순차입금 규모를 총 9조5000억원 이상 줄이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