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기업의 절반 이상이 한국의 노사 관계를 대립적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종업원 100인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기업 43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의 노사 관계가 대립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57.0%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매우 대립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5.0%, 대립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52.0%였다.

노사 관계가 협력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7.0%에 그쳤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2025년 7월 16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한경협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한국의 노사 협력 수준은 미국·독일·일본보다 낮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의 노사 협력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미국은 122.0, 독일은 120.8, 일본은 115.0으로 조사됐다. 중국은 83.8로 나왔다.

한국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관련해선 경직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64.0%로, 유연하다고 답한 비율(2.0%)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국의 노동 규제 수준이 100이라면, 미국은 87.4, 독일은 90.8, 일본은 95.2, 중국은 111.2로 집계됐다. 한국의 노동 규제 강도가 미국·독일·일본보다 세다는 의미다.

외국인 투자기업의 81%는 중장기 사업계획 수립 시 노사 관계, 노동 규제 등 한국 노동시장 환경을 중요한 고려 요인으로 평가했다. 한국의 노동·산업안전 규제 때문에 사업 철수 또는 축소를 검토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13.0%로 집계됐다. 한경협은 "과도한 노동 규제는 외국인 투자 유치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 투자기업들은 개선해야 할 노조 관행으로 상급 노동단체와 연계한 정치 파업(35.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사업장 점거 등의 파업 행태(26.0%)까지 합치면 파업 관련 행위 답변이 61%에 달했다.

노사 문제와 관련한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해고나 전환배치 등 고용 조정의 어려움(34.0%), 주52시간제 등 경직적 근로시간 제도(22.0%), 최저 임금이나 연공급 등 경직적 임금체계(12.0%) 순으로 답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한국의 대립적인 노사 관계와 경직적인 노동시장 규제는 외국인 투자기업의 인력 운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 한국의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