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064350)이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차세대 유·무인복합 전차 'K3′(가칭)의 시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K3는 수소연료전지와 전기모터 등을 사용해 소음과 열 신호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은밀한 저속 작전 수행과 이동 시 적에게 노출될 가능성을 줄이면서 생존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25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향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추진하는 차세대 전차 시제 개발 입찰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정부가 지난 4월부터 2029년까지 추진하는 차세대 전차용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기술 개발 사업에서 주관 업체로 참여해 기술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K3 전차의 특징은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동력 시스템이다. 개발 초기에는 수소-디젤 하이브리드 방식을 사용하고, 2040년쯤에는 완전한 수소 동력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전차의 단점 중 하나는 운행 중 엔진과 변속기에서 소음과 열이 발생해 적에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엔진과 변속기를 대신해 수소연료전지와 전기모터를 사용할 경우, 소음과 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현재 개발 중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약 1200마력의 디젤 엔진과 300마력의 전기 모터를 결합한 1500마력급 고출력 시스템이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연비까지 높일 수 있다.
K3는 화력과 방호 면에서도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K3는 자동 장전 장치를 갖춘 130㎜ 활강포를 무인 포탑에 장착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K2 흑표의 주포는 120㎜였다. 포의 구경(직경)이 클수록 더 큰 포탄을 발사해 화력이 강해진다.
130㎜ 이상급 대구경 포는 장갑판에 대한 관통력과 폭발력이 기존 대비 최소 50% 이상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 사격통제장치를 장착해 사람의 도움 없이 최대 5㎞ 거리의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또 대전차 유도 미사일을 탑재해 적을 마주 보지 않고 8㎞ 사거리의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비가시선 교전 능력도 갖출 것으로 전해진다.
승무원 생존성을 위한 최신 기술도 집약됐다. 레이더 흡수 도료를 적용하고 차체 돌출부를 최소화한 스텔스 설계로 적의 탐지망을 회피하는 능력을 갖췄다. 승무원 두세 명은 차체 앞쪽의 분리된 장갑 공간에 탑승할 수 있어 포탑이나 탄약고 피격 시에도 이를 피하도록 했다.
해치를 열지 않아도 주변 환경을 살필 수 있도록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상황을 점검하는 360도 가상현실 기술도 구현될 전망이다. 이 밖에 능동방호체계(APS)와 열추적 미사일을 교란하는 지향성 적외선 방해 장비(DIRCM), 드론 교란 장치 등 다층적 방어 체계도 적용했다.
현재까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들어간 전차는 존재하지 않는다. 현대로템은 전투 중량 55톤 이하, 최고 속도 도로 주행 시 시속 70㎞ 이상, 항속거리 500㎞ 이상으로 성능 목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